성매매를 하려다 경찰 함정단속에 적발된 여성이 모텔 6층 객실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잃었다.
경남경찰청과 경남 통영·진해·고성경찰서 소속 경찰 6명으로 이뤄진 성매매 합동단속반은 지난 25일 경남 통영시 죽림동 일대에서 극성을 부리는 이른바 ‘티켓다방’ 방식의 성매매를 단속했다. ‘티켓다방’ 방식의 성매매는 다방 여종업원이 전화로 약속한 모텔 등 장소에서 성매매를 하려는 남자를 만나 돈을 받고 성관계를 하는 것이다.
단속반은 성매매를 하려는 남성으로 가장해 다방 여종업원을 모텔로 불러 단속하기로 했다. 이날 밤 9시55분께 이아무개(33) 경장은 길거리에서 주운 다방 홍보전단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다방 업주가 장소를 정해 전화를 걸라고 하자, 이 경장은 ㅁ모텔 601호실에 투숙한 뒤 다시 전화를 걸어 다방 여종업원을 불렀다.
이 경장은 밤 10시30분께 모텔로 찾아온 다방 여종업원 조아무개(24)씨에게 화대 15만원을 지불했다. 조씨가 먼저 옷을 벗고 샤워를 마치자, 이 경장은 양치질을 한다며 욕실에 들어가 밖에 대기하던 다른 단속반에게 휴대전화로 연락했다.
밤 10시47분께 단속반원들이 객실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성매매 단속반임을 밝히고, 조씨에게 옷을 입고 경찰서까지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조씨는 “옷을 입을 동안 잠시 밖에 나가달라”고 경찰에 부탁했다. 경찰은 객실 현관에서 문을 잠그지 않은 상태로 문손잡이를 잡은 채 조씨를 기다렸다.
경찰은 조씨가 나오지 않자 이상하게 생각해 방으로 다시 들어갔으나, 조씨는 너비 65㎝ 높이 80㎝의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14m가량 아래 도로에 떨어진 조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26일 새벽 결국 숨졌다.
경남경찰청 생활질서계 관계자는 “이런 우발적 상황까지 세심하게 대비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티켓다방 방식의 성매매가 극성을 부린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와 단속을 하게 됐는데, 이런 방법을 동원하지 않고는 단속할 수가 없었다. 단속 과정의 과실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