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박재동 화백
잊지 않겠습니다
호텔요리사 꿈꾸던 태민에게
사랑하는 태민이에게.
조금씩 시간이 날 때면 주말에 친구들과 극장과 노래방, 놀이공원에 다니고 축구도 하며 이제 세상의 즐거움에 눈뜨기 시작했는데…. 막내 동생도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행복한 추억을 많이 쌓지 못한 채 한창 꽃필 나이에 누가 너의 이 시간을 빼앗아간 거니?
아들아, 좋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던 시간을 많이 만들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 호텔요리사가 꿈이었던 아들. 작년 엄마 생일 때 만들어준 함박스테이크 너무 맛있었는데. “다음엔 더 근사하게 차려줄게, 생일 축하해” 하며 쑥스럽게 웃던 네 모습.
아들아, 엄마는 우리 태민이가 엄마 아들이어서 너무 행복했어. 고마워, 사랑해. 네가 엄마한테 준 사랑만큼 너에게 해준 것이 없고 너무 많이 받기만 한 것 같아 미안하다. 이제 엄마가 해주고 싶은 것이 있어도 너에게 해줄 수가 없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태민아, 식구들 걱정하지 말고 아픔 없고 고통 없는 세상에서 아들이 원하는 요리사의 꿈 꼭 이루길 바랄게.
사랑한다 너무너무. 그리고 미안하다. 더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지 못해서. 엄마는 아들로 인해 18년 동안 너무도 행복했다. 안녕. 태민아, 내 아들.
연재잊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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