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서울 중구 예장동 서울지방경찰청 정보분실 사무실을 서울중앙지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는 동안 문서함의 서랍들이 활짝 열려 있다. 이곳은 정윤회씨의 국정 개입 의혹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이 올해 초 청와대에서 나온 뒤 짐을 임시로 옮겨 놓았던 장소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검찰, 집·사무실 등 6곳 압수수색
‘정윤회 국정 개입 보고서’ 유출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보고서 작성자인 박관천(48)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경정)에게 4일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3일 박 경정의 집과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 2명을 임의동행 형식으로 데려와 조사하고, 경찰관 3명의 집도 압수수색해 이들이 문서 유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주목된다.
검찰은 이날 오전 박 경정의 서울 하계동 집과 현재 근무처인 서울 도봉경찰서,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등을 압수수색해 휴대폰·서류·휴대용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했다.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은 박 경정이 2월에 청와대에서 나온 뒤 라면상자 2개 분량의 서류를 보관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곳이다. 검사와 수사관 30여명이 동원돼 오전 9시께 시작된 압수수색은 정보분실 소속 경찰관 3명의 집에서도 진행됐다. 정보분실 직원들 다수도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박 경정에게 출석을 요구했고, 박 경정은 4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나오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경정 조사 뒤에는 청와대 근무 시절 박 경정의 직속 상급자인 조응천(52)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홍경식(63) 전 민정수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윤회씨는 이날 공직기강비서관실 보고서 내용을 보도한 <세계일보> 기자 3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정환봉 박태우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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