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문건 유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13일 자살한 최아무개 경위의 주검이 안치된 경기도 이천의료원 영안실 들머리에서 최 경위 주검에 대한 감식을 마친 감식요원들이 안치실을 나서고 있다. 이천/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정윤회 문건 유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최아무개 경위가 13일 숨진 채 발견되자 경찰 내부에서는 말은 아끼면서도 착잡해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비선 실세 의혹이라는 ‘본류’보다는 문서 유출이라는 ‘곁가지’에 수사가 집중되는 과정에서 최 경위가 스스로 목숨까지 끊자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경찰 정보업무를 하는 한 인사는 14일 “애초 권력의 판으로 짜여 있던 사건이었는데 우리한테로 번졌다. 사람이 죽었는데 수사가 우리 쪽을 더 들여다 보기야 하겠느냐”고 했다. 일선 경찰서의 한 정보관은 “대통령이 ‘국기 문란’ 행위라고 규정한 판에 경찰 내부에서도 최 경위를 감싸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본인은) 열심히 일하려다 그렇게 됐을 텐데 안타깝다”고 했다. 다른 정보관은 “우리가 하는 일 자체가 조금만 더 들어가면 위험해 질 수 있는 성격의 것이다.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최 경위와 함께 근무한 적이 있는 한 경찰관은 “최 경위가 평소 자존심이 셌다. 의혹의 당사자가 된 것을 원통하게 생각했을 수 있다”며 착잡해 했다.
박태우 진명선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