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턴트맨(무술 보조출연자)을 근로자로 보고 드라마 촬영중 당한 부상을 업무상재해로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현경 판사는 스턴트맨 장아무개씨가 “업무상재해를 인정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장씨는 2010년 4월 경기 화성시 제부도에서 <문화방송>(MBC) 드라마 <김수로>를 촬영하다 말에서 떨어져 골절상을 입었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장씨는 일반 엑스트라와 구별되는 무술 전문 연기자여서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업무상재해로 인정하지 않았다. 장씨는 따로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회당 출연료를 받았으며 사업소득세를 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도 가입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장씨를 드라마 외주제작업체의 근로자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드라마 연출부가 사고 원인인 말을 포함한 옷과 장비를 제공했으며, 연출부가 정한 각본과 촬영 시간·장소, 머리 염색 및 액세서리 제한 등을 따라야 했다. 또 방송사 기준에 따라 출연료를 지급받고 철야수당과 식비도 제공받아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장씨는 문화방송과 영상제작물 계약을 맺고 연기자 등 제작 인력을 공급한 외주업체의 근로자이므로 촬영중 당한 부상은 업무상재해”라고 판단했다.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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