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재개업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 추진을 막은 경상남도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24일 백아무개씨 등 4명이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하지 않은 처분은 부당하다”며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경남도는 지난해 5월 진주의료원을 폐업시켰다.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경남진주시민대책위’는 그해 7월 재개원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청구하기 위해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해달라고 경남도에 신청했다. 그러나 경남도는 “주민투표를 할 사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의료원은 재개업이 불가능하다”며 이를 거부했다.
1심은 “진주의료원은 다수 주민을 위한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폐업에 관한 사항은 주민투표 대상에 해당한다. 경남도가 내세우는 사유는 주민투표 추진을 막을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다”며 경남도의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경남도는 항소심에서는 “폐업·해산 조례에 대한 무효 소송이 진행중이므로 관련 법에 따라 재판중인 사안은 주민투표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도 “백씨 등이 발의한 사항이 주민투표 대상이 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경남도는 주민투표 청구인 대표자 증명서를 교부해야 한다. 증명서가 교부되면 경남 지역 전체 유권자의 5%인 14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진주의료원 재개원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할 수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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