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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발길 뜸해진 농성장 지키고…트리 장식 달고…노란리본 공작소의 ‘봉사 천사들’

등록 2014-12-25 19:56수정 2014-12-26 10:14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에 노란 리본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져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농성장에 노란 리본으로 꾸며진 크리스마스트리가 세워져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광화문 세월호 천막의 성탄절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 다소 누그러졌다지만 여전한 영하의 추위가 칼바람을 쏟아내는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는 ‘환한’ 기운이 넘쳤다. 세월호 참사 추모 미사가 집전되고, 추모 성탄 콘서트에서 캐럴이 울려퍼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겨울 추위에 사람들의 발길마저 뜸해진, 때 타고 해진 천막 농성장을 지키는 이들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농성장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는 ‘서명팀’, 농성장 방문객에게 따끈한 차 한잔을 대접하는 ‘사랑방팀’, 농성장 전반을 관리하는 ‘상황실팀’, 그리고 ‘노란리본 공작소’의 ‘공작원’들이 있다.

‘노란리본 공작소’라는 문패가 붙은 천막에는 자원봉사자 30여명이 일주일 2~3차례씩 번갈아 찾아온다. 오전 10시께 문을 여는데, 열성 봉사자들 가운데는 밤 11시께에야 마감을 하는 이들도 있다.

30여명이 번갈아가며 찾아와
밤늦도록 노란리본 만들고
희생자 부모들에 말벗 역할도

안산 합동분향소서 성탄 예배
“진상 밝혀질때까지 함께하자”

공작소에는 국내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주문이 들어온다고 한다. 노란리본을 무료로 만들어 보내준다. 이들은 스스로를 “노란리본 공작소의 공작원들”이라고 부른다. 공작소는 자연스럽게 ‘치유’의 공간이 됐다. ‘공작원’ 김미숙(50)씨는 “단원고 희생 학생 엄마들과 함께 리본을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아이들 얘기와 일상의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수요일마다 이곳에서 노란 목도리를 뜨고 있는 장원희(48)씨는 “한 희생 학생 어머니가 목도리 뜨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해 같이 뜨기 시작했다. ‘목도리를 뜨니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말하며 웃더라”고 전했다. 단원고 희생자 이민우군의 아버지 이종철(46)씨는 “‘공작원’들이 농성장을 찾아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고 했다.

노란 목도리를 두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합동분향소 야외무대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안산/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노란 목도리를 두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5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세월호합동분향소 야외무대에서 열린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에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안산/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공작원들은 농성장에 3m 높이로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하는 일도 맡았다. 트리에는 304개의 노란 하트가 달렸다. 하트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이름이 적혔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9명의 이름이 적힌 노란 하트는 풍선이 달린 노란 배에 실렸다. 양승미(43)씨는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고 했다.

한편 크리스마스인 25일 오후 3시30분 경기 안산 세월호합동분향소 야외무대에서는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호소문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아픔를 위로하고, 땅에서는 진실이 돋아나고, 하늘에서는 정의가 굽어보듯 모든 진상이 밝혀질 때까지 함께하자”고 했다. 세밑인 31일에는 광화문광장에서 새해 첫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세월호 참사 추모 문화제가 콘서트 형식으로 열린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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