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공단 상대 소송서 유족 손 들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승택)는 이틀 연속 회사 체육·등산대회에 참가했다가 숨진 이아무개(당시 52)씨 부인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장의비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8일 밝혔다.
한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노인복지관에서 일하던 이씨는 지난해 6월 말 무더운 날씨에 직원 체육대회에 참가했다. 다음날에도 재단이 개최한 등산대회에 참여했다. 당일 최고기온은 섭씨 32.1도로 무더웠고, 이씨는 오후 4시10분께 등산을 시작해 봉우리 아래 계단을 오르다 주저앉아 의식을 잃었다. 동료가 즉시 119에 신고했지만 헬기가 위치를 찾지 못해 30분 만에 도착했고, 이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근로복지공단은 사망과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며 유족급여와 장의비 지급 청구를 거부했다.
재판부는 “평소 운동을 하지 않고 실내 근무에만 익숙했던 이씨로서는 더운 날씨에 체육대회에 참가해 종일 신체활동을 함으로써 상당한 체력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고, 바로 다음날 다시 등산대회에 참석해 육체적 부담이 가중됐을 것”이라며 “과도한 체육활동으로 심혈관 계통에 무리가 가서 급사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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