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지하4층 주차장 바닥에 대규모로 균열이 생겨 보수 공사를 하느라 일반인들의 이용이 제한되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하 2~6층서…4층은 출입 통제
영화관 진동·아쿠아리움 누수 등
연이은 안전문제에 시민들 불안
롯데쪽 “시멘트 마르면서 발생” 해명
영화관 진동·아쿠아리움 누수 등
연이은 안전문제에 시민들 불안
롯데쪽 “시멘트 마르면서 발생” 해명
서울 송파구 잠실 제2롯데월드 지하주차장에서 많은 균열이 발견됐다. 공사 인부가 추락해 숨지고 유리문이 넘어져 고객이 다치는 등 연이은 사고에 이어 주차장 바닥에 금이 가자 제2롯데월드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다.
31일 균열 발생이 외부로 알려진 곳은 제2롯데월드 지하 2~6층 주차장으로, 총 2756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곳이다. 균열의 크기는 층마다 차이가 있지만 총 872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는 지하 4층의 경우 거의 모든 주차면에서 균열이 나타났다.
벽면에 ‘출입통제선’이 둘러쳐진 지하 4층 주차장은 바닥에 하얀색 선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었다. 갈라진 곳에는 콘크리트 사이를 메우는 ‘에폭시’가 채워져 있었고, 작업자 5~6명이 회색 페인트로 이 하얀색 선을 보이지 않게 칠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허봉회 롯데 커뮤니케이션실 홍보팀 매니저는 “원래 폭이 더 좁은 실금 같은 균열이 발생했지만, 빈틈을 메우는 작업을 위해 홈을 더 팠다”고 설명했다.
제2롯데월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은 커졌다. 이날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데리고 제2롯데월드몰을 찾은 김아무개(45)씨는 “지하 2층에 차를 주차해 놨는데 균열 얘기를 듣고 좀 불안했다. ‘이래서는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나’ 하는 걱정이 든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박수진(26)씨는 “영화를 보러 친구들과 자주 이곳에 오는데 자꾸 이런 문제가 생기니 걱정이 된다”고 했다.
지난 10월 개장한 제2롯데월드에서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균열이 발견되기 사흘 전에는 제2롯데월드 쇼핑몰 출입문 연결고리가 떨어져 지나가던 고객이 다치는 일이 있었다. 16일에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추락해 숨졌다. 아쿠아리움 수조 물이 새는 일도 있었다. 10일에는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영화 상영 중 소음과 진동이 발생해 상영관 한 곳이 잠정 폐쇄됐다. 국민안전처는 아쿠아리움 문제에 대해 정밀 안전진단 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롯데 쪽은 이번 균열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시멘트가 마르는 과정에서 어느 건물이나 균열이 조금씩 생긴다고 주장했다. 국내 건축기준을 보면 균열이 0.4㎜ 이상인 경우 반드시 보수가 이뤄져야 한다. 롯데 쪽은 일부에서 기준을 넘긴 곳이 발견돼 16일부터 보수공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종현 롯데그룹 홍보팀장은 “그동안 실금이 발견돼 계속 지켜보고 관리해왔다. 균열이 0.3㎜만 돼도 보수공사를 하고 있으며, 공사는 오는 3일까지 이뤄진다”고 했다. 서울시는 현장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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