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쇼핑에 나선 모녀가 주차 관리 알바생에 폭언을 하고 무릎을 꿇린 사진이 다음 아고라에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다음 아고라 갈무리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연말 쇼핑에 나선 한 어머니와 딸이 주차 관리를 하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폭언을 하고 무릎을 꿇리는 등 행패를 부렸다는 글이 인터넷포털사이트에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경찰은 당시 상황이 녹화된 영상을 확보해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섰다.
최근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에 자신을 아르바이트생의 누나라고 소개한 사람이 ‘어느 VIP 모녀의 횡포’라는 글을 썼다. 그는 “지난달 27일 부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고객이 백화점 지하4층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지점에서 동생인 알바생의 안내를 무시하고 무릎을 꿇렸다”고 했다. 그는 당시 백화점 주차장은 연말 특수로 주차 공간이 부족했고, 아르바이트 중이었던 동생이 20대 중·초반으로 보이는 여성과 그의 어머니에게 입에 담지 못할 폭언을 들었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도 공개했다.
사진에는 아르바이트생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주차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있고 다른사람들이 주변에 몰려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때문에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이 ‘갑질 모녀’라는 비난글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일 같은 인터넷사이트에는 본인을 ‘해당 아르바이트생의 누나’라고 소개한 사람이 ‘부천 현*백화점 지하 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수정글을 게재했다. 그는 “방송사 측에 제보해 현재 시시비비를 가리는 중이다. 확실하게 시시비비 가려져서 방송이 나갈 것이다. 마녀사냥식으로 모녀분을 몰아가거나 고소를 하고 싶어서 인터뷰에 응한 건 아니다”라고 썼다. 이어 그는 “다만, 알바생 3명이 무릎을 꿇고 2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을 사람 많은 곳에서 욕을 먹고 있어야 될 만큼 잘못을 한 것인지 아니면 모녀 분의 대응이 적절치 않았던 건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백화점 쪽 관계자는 “문제가 된 사안에 대해 급히 자체 조사한 결과, (문제가 된)모녀는 브이아이피 고객도, 백화점 관계자와 친인·척도 아니다. 현재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는 <에스비에스>(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를 하면서 알려졌다.
한편, 부천 원미경찰서는 사건 당시 백화점 지하 4층 주차장의 폐회로텔레비전(CCTV) 녹화 영상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이 확보한 영상에는 아르바이트 주차요원 3명이 무릎을 꿇은 장면이 담겼다. 당시 함께 있던 나머지 주차요원 1명의 모습은 흐릿해 무릎을 꿇고 있었는지 불명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영상에는 모녀가 이들을 폭행하는 장면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고소장이 접수된 것은 아니지만, 언론을 통해 논란이 된 만큼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먼저 백화점 영상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사결과 당시 폭행이나 폭언이 있었고 피해자가 처벌 의사를 밝히면 당사자를 입건할 방침이다.
부천/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