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서초 세 모녀 살해’ 가장, 메모에 “죽을죄 지었다”

등록 2015-01-06 21:23수정 2015-01-07 08:41

경북 문경에서 붙잡혀…범행 동기 조사중
실직 뒤 대출로 생활, 주식 투자 큰 손실도
경찰 “가족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 듯”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이 아내와 두 딸을 살해했다. 2년여 전 직업을 잃은 뒤 줄곧 무직이었던 이 남성은 10억원대 아파트와 외제차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집을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주식 투자를 했다 큰 손해를 보는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경찰은 정확한 살해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6일 서울 서초동 ㄹ아파트에서 아내 이아무개(43)씨와 큰딸(14), 작은딸(8)을 살해한 혐의로 강아무개(48)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강씨는 이날 아침 6시26분께 충북 청주에서 휴대전화로 119에 전화를 걸어 “가족들을 목졸라 죽였고, 나도 죽으려 한다”고 알렸다. 경찰이 강씨의 아파트에 도착했을 당시 아내는 거실에, 큰딸과 작은딸은 각각 작은방 바닥과 안방 침대에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강씨가 남긴 노트 2쪽 분량의 메모가 발견됐다. 유서 형식의 메모에는 “미안해 여보, 미안해 딸아.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 “집사람과 애들까지 데리고 가는 죽을죄를 지었다”고 적혀 있었다.

강씨는 119에 신고한 뒤 자신의 혼다 어코드 승용차를 몰고 경북 문경시 농암면까지 달아났다가, 순찰하던 농암파출소 경찰차와 추격전을 벌인 끝에 낮 12시10분께 붙잡혀 서울로 압송됐다. 경찰은 검거 당시 강씨의 왼쪽 손목에 날카로운 물건으로 긁어 생긴 핏자국이 있었지만 큰 상처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컴퓨터 관련 회사에서 2012년 12월 퇴직한 강씨가 그 뒤로 별다른 직업을 갖지 않았고, 아내는 전업주부로 따로 소득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 일단 경제적 어려움을 범행 배경으로 보고 있다. 강씨는 퇴직 후 현재 시가 10억원대인 아파트를 담보로 은행에서 5억원을 대출받은 뒤 아내에게 매월 400만원씩 생활비를 주는 한편, 주식 투자로 2억7000만원을 잃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강씨는 두 딸에게 실직 사실을 감추려고 선후배 사무실이나 집 근처 고시원으로 출퇴근했다고 한다.

김성태 서초경찰서 강력4팀장은 살해 동기에 대해 “가족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나이 탓에 재취업도 힘들었다”고 했지만, 대출받은 돈이 1억3000만원 남아 있는 등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다. 경찰 조사를 받은 강씨의 아버지는 “생활고 때문은 아니다”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강씨에게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없다. 가족들이 잠든 사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경찰은 살인 등의 혐의로 7일 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