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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현직 판사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요구 외면” 비판

등록 2015-01-15 20:20수정 2015-01-15 22:38

후보들 판검사 출신에 보수 일색
“소수자·사회적 약자 배려 등
다양한 가치관 판결에 담아야…
따뜻한 함박눈 같은 대법관이 그립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다음달 퇴임하는 신영철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후보 3명을 모두 ‘보수 성향-50대 남성-판검사 출신’으로 추천하자, 현직 판사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요구를 외면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승용(41·사법연수원 29기) 수원지법 판사는 대법관 후보자들이 발표된 14일 밤 법원 내부통신망(코트넷)에 올린 ‘대법관 임명제청에 관한 의견’이라는 글에서 “추천 결과는 대법관 구성 다양화에 대한 법원 내외부의 요구를 충분히 수렴하지 못했다는 우려가 앞선다”고 밝혔다. 대법관후보추천위는 강민구(57·14기) 창원지법원장, 박상옥(59·11기)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한위수(58·12기) 법무법인 태평양 대표변호사를 추천했다.

송 판사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는 소수자·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분이 대법원 구성원이 돼 다양한 가치관을 판결에 담아내는 것을 뜻한다. 근본적으로 소수자·사회적 약자의 보호라는 사법부의 사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천 직전의 일부 경력(판검사 퇴직 뒤 변호사 활동 등)을 다양화의 근거로 삼는 것은 외형적·표면적 다양화에 그칠 뿐”이라고 지적한 뒤 “대법원장께서 이번 추천 틀에 국한되지 않고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취지가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대법관 제청을 하실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안도현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의 표현을 인용해 “따뜻한 함박눈 같은 대법관이 그립다”고도 했다.

송 판사는 퇴임을 앞둔 신영철 대법관도 언급했다. 그는 “2009년 신 대법관이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재직 시절 한 행위가 중대한 헌법적 가치인 법관의 독립을 침해했다는 논란이 전개됐다. 이번에 제청되는 대법관이 그 후임이라는 점에서도 대법원은 발전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촛불집회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집중 배당해 놓고 판사들에게 처벌을 독촉하는 취지의 전자우편을 보낸 사실이 대법관 임명 직후 드러나 강한 사퇴 요구를 받았다. 송 판사도 당시 신 대법관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송 판사의 글에는 15일 오후까지 법원 직원 10여명이 지지 댓글을 달았다. 2003년에는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기존 관행대로 고위직 법관 출신을 대법관 후보로 제청하려 하자 판사 144명이 연판장에 서명하며 반발한 바 있다. 이는 개혁적 성향의 인사들이 대법관으로 기용되는 한 계기가 됐다.

현재 양승태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4명 가운데 12명이 서울대 법대 출신이고, 대부분 법원 고위직에서 대법관으로 ‘직행’했다. 국회에는 대법관 절반 이상을 비법관 출신으로 채우도록 하는 법안이 제출돼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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