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제공 매입임대주택서 새 출발
신용 점차 회복…노숙인 후원 참여
“나처럼 용기내 힘차게 살았으면”
지자체 등 지원 26명 탈노숙 땀흘려
신용 점차 회복…노숙인 후원 참여
“나처럼 용기내 힘차게 살았으면”
지자체 등 지원 26명 탈노숙 땀흘려
“전국의 노숙인들이 저처럼 용기 내 힘차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경기도 수원의 한 목욕탕에서 일하는 임홍곤(56)씨는 수원역 앞 노숙자였다. 이제는 어엿한 매점 사장이다. 한 달 수입이 150만원 안팎이지만, 한때 자신처럼 노숙생활을 하는 이들을 돕는 후원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15일 경기도와 수원 노숙인 다시서기지원센터 등의 말을 종합하면, 수원역 앞에서 생활하는 노숙인 가운데 자활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 현재 26명이 엘에이치(LH)가 제공하는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가 ‘제2의 인생 도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매입임대주택은 엘에이치가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 안정을 위해 23~33㎡ 안팎의 다가구주택 등 기존 주택을 사들여 개보수해 지원하는 집이다. 2007년 이후 지난해 10월까지 전국적으로 4039가구가 지원됐다.
현재 수원역 앞 노숙인은 150명 안팎에 이른다. 노숙생활을 접고 매입임대주택으로 옮겨간 26명 가운데 10명은 기초생활수급권자이지만 4명은 자활사업단, 2명은 건설일용직, 2명은 사회적 기업, 1명은 개인사업 등을 하며 자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탈노숙’이 늘어나는 것은 엘에이치의 지원으로 안정적인 주거지가 확보된데다, 자치단체와 관련 시민단체의 체계적인 지원활동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임씨는 아내가 집을 나간 뒤 식당을 열었다가 실패하고 수원역 등에서 노숙생활을 해왔다. 임씨는 “나이를 더 먹으면 어쩌나, 도저히 안 되겠더라. 두 딸들도 그립고. 그래서 다시서기지원센터를 찾아가 ‘잠잘 데만 도와달라’고 부탁해 일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돈을 장만한 임씨는 센터의 안내를 받아 21㎡의 엘에이치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갔고, 목욕탕 매점 관리권을 인수해 빚을 갚는 등 서서히 신용을 회복하고 있다.
월남전 파병 용사인 60대 이아무개씨는 수원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다가 경기도와 수원시가 연 ‘노숙인 인문학 교양교육과정’을 거친 뒤 노숙을 접고 엘에이치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해 기초생활수급비와 국가유공자연금 등을 받아 생활하고 있다.
다시서기지원센터의 박효영 상담원은 “탈노숙에는 노숙인 본인의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 노숙인 본인이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자치단체와 엘에이치 등 사회의 체계적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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