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활용해 광고하는 쌍용차 티볼리
쌍용차, 이효리 광고 모델 제안 거절해놓고
‘이효리도 춤추게 하는 티볼리’ 판촉에 이용
이효리 “아직 춤 안 췄다 이눔들아” 꼬집어
‘이효리도 춤추게 하는 티볼리’ 판촉에 이용
이효리 “아직 춤 안 췄다 이눔들아” 꼬집어
쌍용자동차 일부 영업 사원들이 이효리씨의 발언을 활용해 신차 티볼리 광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누리꾼에게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가수 이효리씨는 19일 자신의 트위터(@frog779)에서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sil****’의 멘션 “이놈들 어떻게 법적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줘야 할듯요?”라는 내용을 인용한 뒤, 이어 “아직 춤 안 췄다 이눔들아”라는 말을 덧붙였다. 한 자동차의 후방 유리창에 ‘이효리도 춤추게 하는 티볼리’라는 광고 문구가 적힌 사진과 함께 올라온 글이었다.
경기 부천시 인근 골목에서도 ‘이효리를 춤추게 만들 티볼리, 티볼리, 티볼리’라는 광고 문구와 연락처가 적힌 현수막 사진이 촬영돼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됐다.
앞서 이효리씨는 지난달 18일 70m 굴뚝에서 고공농성 중인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욱 사무국장과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을 응원하기 위해 트위터에 “쌍용에서 내년에 출시되는 신차 티볼리가 많이 팔려서 함께 일하던 직원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던 회사가 안정되고, 해고되었던 분들도 다시 복직되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티볼리 앞에서 비키니 입고 춤이라도 추고 싶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관련 기사 ) 해고자 복직을 바라며 올린 트위터였다. 하지만 같은 달 24일 쌍용차 쪽은 “이효리가 티볼리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고 이미 광고 촬영도 끝마쳤다”면서 이효리씨의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들은 해고자 복직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이 이효리씨의 발언만 신차 홍보에 활용하고 있는 쌍용차 쪽을 비판하는 반응을 트위터에 올리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쌍용차 정말 양심없다. 곧 첫 차를 살 예정인 남자친구에게 티볼리를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차분히 일러주었다"고 썼고, 다른 트위터리안은 쌍용차 공식 계정에 "트위터에서 본 사진인데 쌍용차 영업사원들은 이효리씨와 쌍용자동차가 광고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나요? 이건 직원들 문제인가요? 회사의 문제인가요? 어쨌든 불법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이라는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이효리를 춤추게 만들 티볼리, 티볼리, 티볼리’ 현수막을 건 쌍용차 영업사원 임씨는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티볼리 출시 전, 가수 이효리씨가 쌍용차 신차가 많이 팔려서 해고 노동자가 복직되면 춤 추겠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라며 “개인적으로 해고 노동자들이 복직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광고를 걸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사비를 들여 20여 장의 현수막을 제작해 부천시 공장지대와 골목길에 걸었다고 했다. 광고 문구가 효과가 있느냐는 질문에 임씨는 “이효리씨가 한 말을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어서 꾸준히 신차 문의가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쪽은 이에 대해 “이효리씨를 활용해 광고 영업을 하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밝혔다. 차기웅 쌍용차 홍보팀 차장은 “영업소가 전국에 있고 그 중에는 개인 사업자들도 있어서 영업 광고를 일일이 확인 못 하는 경우가 있다”며 “만약 이효리씨의 발언을 활용한 문구가 영업 광고에 무분별하게 쓰인다면 영업 일선에 알려 제지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이재훈 기자 jjinpd@hani.co.kr
티볼리
19일 이효리씨 트위터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