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감 승진 10명 중 7명이 동문
총경 이상 125명 중 절반 넘어
내부서 뒷말 무성 “라인 잘타야”
일부 “때 된것일뿐…독식 아니다”
총경 이상 125명 중 절반 넘어
내부서 뒷말 무성 “라인 잘타야”
일부 “때 된것일뿐…독식 아니다”
지난해 경찰대 출신 첫 경찰 수장이 된 강신명(51·경찰대 2기) 경찰청장이 최근 총경 이상 간부에 대한 인사를 마무리했다. 그의 ‘동문’들인 경찰대 출신들이 크게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경찰대 윗기수들이 주요 보직을 돌려 맡는 경향도 심해져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지난해 하반기 비정기 인사 포함)에서 총경 이상 승진자는 모두 125명이다. 이 가운데 경찰대 출신이 66명(52.8%)으로 절반이 넘는다. 일반 공채 출신이 28명(22.4%), 간부 후보생 출신은 25명(20.0%), 경정 특채 출신은 6명(4.8%)이다. 강 청장 취임 전 인사에서 총경 이상 승진자 128명 중 경찰대 출신이 59명(46.1%)인 것에 견줘 일견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사정이 다르다.
총경보다 한 단계 위로 ‘경찰의 별’이라고 불리는 경무관 승진자 22명 가운데 16명(72.7%)이 경찰대 출신이다. 지방경찰청장급인 치안감 독식은 특히 심해, 승진자 10명 가운데 7명(70.0%)이 경찰대 출신이다. 지난달 정기인사만 떼어 보면 6명 중 5명이 경찰대 출신이다. 직전 인사에서 경찰대 출신 치안감 승진자는 전체 5명 중 1명에 그쳤다. 지난 인사에 각각 2명과 3명의 치안감을 배출한 일반 공채와 경정 특채 출신은 승진자가 없다.
전체 경찰 10만5513명(2014년 8월 기준)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2929명(2.8%), 간부 후보생은 1396명(1.3%), 경정 특채는 55명(0.1%)이다. 일반 공채 출신이 압도적 다수인 10만1133명(95.8%)이다. 강 청장은 지난해 8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경찰은 경찰대, 간부 후보생, 고시 출신 등 입직 경로가 다양하다. 입직별로 균형 있는 인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었다. 경찰청은 총경 승진 인사를 하며 “대다수를 차지하는 공채 등 일반 출신(순경 공채, 경장·경사 특채)의 사기 진작을 위해 승진자 가운데 30%(직전 25.8%)를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이 진급자에 포함되는 등 ‘허수 인사’라는 말도 나온다. 퇴직 뒤 빈자리는 다시 경찰대 출신들로 채우게 될 것이라는 ‘불신’이다.
서울지역 경찰서의 한 간부는 20일 “인사가 나면 처음엔 말이 많다가 줄어야 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가 않다. ‘라인’을 잘 타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지방경찰청의 한 간부는 “인사 룰이 크게 망가졌다”고 했다. 업무평가 점수가 뒤처지거나 지방경찰청 참모로 이동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경찰대 출신이 승진해 주요 지역 경찰서장으로 발령이 났다는 불만도 나온다.
반면 문제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경찰대 출신이 아닌 한 간부는 “이전에는 간부 후보생 출신들의 승진이 많았다. 경찰대 출신들이 승진할 시기가 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다른 간부도 “직군별, 지방청별로 안배가 돼 있다. 특정 학교 출신이 독식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퇴직한 한 경찰 간부는 “4년 동안 합숙생활을 한 경찰대 출신들은 공식 직함 대신 ‘선배’라고 부르는 등 결속력도 강하다. 한 집단이 과도하게 경찰 조직을 차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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