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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무늬만 ‘대법관 구성 다양화’

등록 2015-01-21 21:47수정 2015-01-21 21:47

박상옥 대법관후보 제청
양승태 대법원장이 박상옥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차기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제청해, 안대희 전 대법관 이후 2년6개월 만에 ‘비법관’ 출신 대법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외형적으로는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라는 요구를 일부 반영한 듯한 모양새다. 하지만 대법원에 다시 예전처럼 검찰 출신이 입성하는 것이어서 진일보한 인사라고만은 할 수 없다.

박 후보자는 1984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이래 대검 공판송무부장과 의정부지검장을 거쳐 2009년 서울북부지검장을 끝으로 변호사로 개업했다. 법무법인 도연 대표변호사를 지냈고, 지난해부터 국책연구기관인 형사정책연구원을 이끌고 있다.

대법원은 박 후보자가 검사, 변호사, 연구기관장 경력을 두루 갖춰 다양한 가치를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검사 시절 노동자를 부당해고하고 노동위원회의 복직명령을 거부한 사업주를 구속했다. 법무부 반부패준비기획단에 파견돼 관련 국제회의를 치러낸 실무 경험이 있으며, 형사정책연구원장 취임 뒤에도 부패 척결 활동을 이어나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 50대 남성’이라는 대법관 임명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앞서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박 후보자 등 3명을 추천했을 때도, 현직 판사가 대법관 구성의 다양화 요구를 외면했다며 비판 글을 올리는 등 논란이 됐다.

‘판사 아닌’ 후보 2년6개월만
2009년까지 25년간 검찰 재직
‘비법관’ 출신 다양화 요구 일부 수용
기존 전형적 임명공식 못 벗어나

언론사 회장 원정도박 무혐의 처분
비리 사학재단 옹호 경력 등
국회청문회서 논란 예고

박 후보자는 검찰 조직에서 크게 부각되지 않는 행보를 보여온 것으로 평가된다.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굵직한 사건을 다루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명했던 사건들 중 거의 유일하게 그가 지휘한 사건이 청문회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박 대법관 후보자는 2000년 서울지검 외사부장 때 장재국 당시 <한국일보> 회장의 원정 도박 혐의에 무혐의 처분을 해 ‘봐주기’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장씨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거액의 도박을 한 사람들이 줄줄이 처벌됐지만, 검찰은 유력한 정황이 있음에도 노름빚 명세서에 나오는 ‘장 존’이라는 인물이 장씨라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불기소 처분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뒤 같은 부서에서 장씨가 344만5000달러(약 37억원)를 빌려 도박을 하면서 외환관리법을 위반한 사실을 밝혀내 구속했다.

박 후보자는 사학분쟁조정위원으로도 활동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교수 단체들은 20일 낸 성명에서, 박 후보자가 비리 재단 인사들이 사학재단으로 복귀하는 것에 동의했었다며 그의 대법관 임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검찰 안에서는 박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과 당선 전부터 교분이 있어 2012년 검찰총장 후보군으로 거론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박 후보자는 2007년 재산공개 때 6억원대 아파트와 인천 강화도 땅, 가족들 예금 등 총 10억6854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아내 정귀악(58)씨와 1남2녀를 두고 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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