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수감중인 문아무개(46)씨가 “정보공개 거부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남부지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문씨는 교도소 생활 중 수백 차례에 걸쳐 여러 국가기관을 상대로 다양한 내용의 정보공개청구를 해왔다. 기관이 정보공개를 거부하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문씨는 2011년 서울남부지검의 2011년 정보공개 결정통지서를 모두 공개하라고 청구했다가 거부당하자 이번 소송을 냈다. 1·2심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문씨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면 실제 지출한 것보다 많은 돈을 소송비용으로 지급받아 금전적 이득을 취하거나 수감 중 법정에 나오면 노역을 피할 수 있어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문씨가 교도소 직원과의 상담에서 자신이 해온 정보공개청구 및 소송이 권리 구제를 위한 게 아니라 국가기관의 행정력을 소모시키는 것이었으므로 이런 행위를 중단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정보공개 제도를 이용해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고 하거나, 오로지 담당 공무원을 괴롭힐 목적으로 하는 경우처럼 권리 남용이 명백한 때에는 예외적으로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를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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