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사단 예하부대의 여단장(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육군 관계자는 27일 “육군 중앙수사단이 강원도의 한 사단의 연대장급 지휘관인 ㅇ아무개(47) 대령을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ㅇ 대령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같은 부대의 부사관(21)을 관사에서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앞서 사단 헌병대가 별건의 성추행 고발 사건을 조사하다 인지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관계자는 “당시 성추행 피해 여군이 지난 15일 진술 과정에서 ‘동료 부사관은 ㅇ대령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해 수사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부사관은 조사 과정에서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반면 ㅇ대령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내 성폭력은 군 당국의 엄단 방침에도 불구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현역 사단장인 육군 소장이 부하 여군을 성추행한 혐의로 긴급 체포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지난달엔 현역 중령이 성추행 혐의로 계급강등을 당하는 초유의 사건도 발생했다. 실제 지난해 국방부가 국정감사 기간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여군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2010년 13건에서 2011년 29건, 2012년 48건, 2013년 59건으로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8월 말까지 34건이나 적발됐다.
육군 관계자는 “군내 성범죄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의 원칙으로 일벌백계한다는 게 군의 방침”이라며 “이번 ㅇ대령의 긴급체포도 이런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