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도핑 양성반응 통보를 받은 박태환(26)이 금지약물인 남성호르몬제를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이두봉)는 27일 “박태환이 지난해 7월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남성호르몬제인 네비도를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네비도에는 세계반도핑기구에서 금지한 테스토스테론이 들어 있다. 금지약물 투약이 최종 확인되면 박태환은 최소 2년간 선수 자격이 박탈돼 2016년 리우올림픽 출전이 불가능하다.
검찰은 박태환 쪽에서 담당 의사를 고소해와, 지난 23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25일 박태환을 고소인 자격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박태환은 검찰 조사에서 금지약물이 들어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태환이 담당 의사와 호르몬 수치를 올리는 문제를 협의한 뒤 네비도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태환은 의사한테 금지약물 여부를 확인했고 괜찮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한다. 병원 쪽은 네비도가 금지약물인지 몰랐고 박태환 쪽에서 알았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네비도는 세계반도핑기구에서 상시금지약물로 지정했기 때문에 세계적인 수영 선수인 박태환 쪽에서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비도는 주로 전립선 치료용으로 쓰이는데 근육 강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수영연맹은 지난해 9월 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 중인 박태환한테서 소변을 채취해 도핑 검사를 실시한 뒤 지난해 10월 말 대한수영연맹에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수영연맹은 오는 2월 청문회를 개최해 박태환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찬영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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