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 혐의 40대 구속영장 청구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강해운)는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가지고 재벌가 인물에게 거액을 요구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의 공동공갈·성폭력특례법의 카메라 등 이용 촬영)로 오아무개(48)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오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공범 김아무개(30)씨의 구속영장도 청구하기로 했다.
오씨는 지난해 6월부터 재벌 일가로 계열사 사장직을 맡고 있는 ㄱ씨에게 “30억원을 주지 않으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여러 차례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협박용 동영상에는 ㄱ씨가 김씨의 지인인 ㄴ씨와 오피스텔에 함께 있는 모습이 찍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해 초 알게 된 ㄱ씨에게 ㄴ씨를 소개시켜줬고, 오씨는 두 사람이 드나드는 오피스텔에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동영상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오씨와 김씨가 돈을 뜯어내려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등 치밀한 사전 준비를 했지만, ㄴ씨는 자신이 촬영당한다는 사실을 몰랐고 협박 행위에 가담하지도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ㄱ씨는 오씨의 요구에 4000만원을 건넸으나 협박이 계속되자 지난달 고소장을 냈고 23일 검찰에 출석해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26~27일 오씨와 김씨를 체포한 검찰은 협박 동영상 파일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ㄱ씨의 변호인은 “동영상이 있는 것은 맞지만, 성행위 장면이 담긴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배우 이병헌씨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몰래 촬영하고 이를 공개하겠다며 50억원을 받아내려 한 사건과 구도가 비슷하다. 이씨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된 모델 이아무개씨와 걸그룹 멤버 김아무개씨는 1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각각 징역 1년2월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