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사혐의 변호사들 소환방침
과거사위 조사관 출신 2명도 불러
과거사위 조사관 출신 2명도 불러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28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에서 활동한 뒤 관련 손해배상 사건을 수임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서울시교육청 감사관 내정자인 이명춘(56) 변호사를 소환조사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사위 인권침해조사국장으로 일하면서 ‘삼척 간첩단 사건’ 등 3건의 조사에 관여한 뒤 이 사건들의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맡았다.
이 변호사는 검찰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억울함과 진실을 다 표현하지 못했던 분들이 그 억울함을 들어준 저한테 찾아와 그 사건의 일부를 수임하게 된 것”이라고 수임 경위를 설명했다.
검찰은 전날에 이어 과거사위 조사관 출신인 노아무개(41)씨 등 2명도 이날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과거사위가 조사한 ‘납북 어부 간첩 사건’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을 맡았던 과거사위 상임위원 출신 김준곤(60) 변호사의 구체적인 수임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이들을 소환했다. 검찰은 김 변호사와 노씨 등이 2011년부터 2년간 경기도 안양에 사무실을 차리고 11건의 과거사 사건과 관련한 수십여개 소송을 수임한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과거사 피해 유가족들이 믿을 곳이 없는 상황에서 소송을 부탁해왔다”고 설명해왔다.
검찰은 김 변호사 등 유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변호사 6명을 차례로 소환조사하고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소 등 처분을 할 계획이다.
이들 변호사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7일 낸 성명에서 “(과거사위에 재직했던 민변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전례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민변에 대한 표적·보복적 수사이며 과거사 청산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최근 수사 대상이 되고 있는 민변 소속 변호사들의 형사 재심 및 국가배상 청구 사건 등은 민변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적이 없다. (수사 대상인) 개별 변호사들은 수사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법적·도의적 책임을 질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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