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1시 30분께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진 일명 크림빵 아빠 강모(29)씨 사고의 CCTV 촬영장면. 2015.1.26 <청주 흥덕경찰서 제공>
용의자 부인 “남편이 사고 낸 것 같다” 신고
신고 뒤 자취 감춰…도주경로 추적 중 자수
신고 뒤 자취 감춰…도주경로 추적 중 자수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용의자가 경찰에 자수했다.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들고 가다 뺑소니 사고로 숨진 강아무개(29)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29일 밤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허아무개(38)씨가 자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의 부인은 이날 오후 경찰서에 “남편이 사고를 낸 것같다. 지난 10일 밤 늦게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횡설수설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허씨가 자취를 감춰 버려 경찰은 허씨의 도주 경로를 추적했고, 마침내 허씨는 자수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사고를 내고 도주한 차량이 ‘지엠대우 윈스톰’으로 특정한 뒤 차량 소유주 등을 상대로 수사망을 좁히고 있었다. 경찰은 애초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 화면 차량 영상 분석을 통해 비엠더블유(BMW) 승용차 등을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는 등 혼선을 겪기도 했다. 지난 28일 경찰이 의뢰한 동영상 화면을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도 비엠더블유, 렉서스, 제네시스 등과 같은 승용차로 관찰된다는 소견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뒤늦게 사고 현장 주변인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에 설치된 폐쇄회로 화면 분석을 통해 용의차량을 ‘윈스톰’으로 특정한 뒤 청주 지역 차량 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여 왔다.
박세호 흥덕경찰서장은 “사고 현장 주변 폐쇄회로 화면을 분석했더니 사고 시간 앞 뒤로 4분여동안 윈스톰 차량 외에 다른 차량의 통행이 없어 유력한 용의 차량으로 특정했다 이 동영상에서 피해자 강씨가 걸어가는 시간과 용의차량이 지나가는 시간이 정확히 일치하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허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혐의로 입건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허씨가 지난 10일 새벽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로스텍 앞 길에서 길을 건너던 강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그대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당시 주변에는 강씨가 만삭의 아내에게 주려고 집으로 가져 가던 크림빵이 널려 있어 ‘크림빵 뺑소니 사건’으로 불려 왔다. 특히 강씨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임용고사를 준비하고 있는 아내를 뒷바라지하려고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변을 당해 주변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17일만인 지난 27일 수사본부를 꾸리고 공개 수사에 나섰으며, 누리꾼 등도 폐쇄회로 화면 동영상을 분석해 수사를 돕는 등 화제가 일기도 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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