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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관악의 독버섯’ 잇단 성추행… 서울대 교수들 왜 이러나?

등록 2015-02-05 17:36수정 2015-02-06 13:26

지난해 12월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 전 교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학생들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 엑스(X)’가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해 12월 서울대 수리과학부 강석진 전 교수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학생들로 꾸려진 비상대책위원회 ‘피해자 엑스(X)’가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철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서울대 인권센터에 경영대 ㅂ교수 상습 성희롱 신고
강 전 교수 교수 사례처럼 추가 피해 사례들 알려져
“관악의 독버섯 같은 성추행 교수들에게 한방 먹여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후배들을 위해서라도.”

관악산 자락의 서울대에서 교수 성추행·성희롱 추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타 교수’였던 수리과학부 강석진(54) 전 교수가 제자와 인턴 여학생 9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경영대 ㅂ교수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신고서가 서울대 인권센터에 접수돼 조사가 시작됐다. 앞서 치의학대학원 ㅂ교수도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경영대 ㅂ교수의 경우 강 전 교수와 비슷한 양상으로 추가 피해 사례들이 알려지고 있어, 피해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대 학내 인터넷 게시판인 ‘스누라이프’에는 성희롱 의혹 보도를 전후로 ㅂ교수한테서 피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이 여러 차례 올라왔다.

5일 오전 한 학생은 익명으로 “예전부터 말이 많았던 경영대 교수에 대한 성희롱 신고가 들어갔나 보네요. 이젠 분위기가 예전처럼 쉬쉬하거나 권위에 억눌려 힘없이 당하기만 하지 않게 돼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지난해 11월 강 전 교수한테서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 수십건이 올라올 때 “이번 기회에 경영대 ㅂ교수 피해 사례도 모아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며 집단 대응을 촉구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에는 “(강의 뒤) 술자리에서 여자애들한테 볼 뽀뽀를 시켰다” “여학생에게 남자친구와 남자의 차이를 묻더니 그 학생이 ‘손잡고 뽀뽀해야 남친’이라고 답하자 여학생의 손을 잡고 손등에 뽀뽀하곤 ‘나 이제 니 남친이냐’고 물었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ㅂ교수를 거론하며 “내가 아는 피해자만 여러 명” “경영대 서명운동을 하자” 등의 글이 올라오고 “관악의 독버섯”으로 지칭하기도 했다.

서울대 교수들의 성추문이 불거진 것은 지난 석달 사이 벌써 세번째다. 강 전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을’의 처지에 있던 학생들이 교수들의 성희롱·성추행 사실을 적극 알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대 교수들의 잇단 일탈에는 국내 최고 대학의 교수라는 권위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고, 피해 학생들도 이를 의식해 신고를 주저한 것 아니겠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재연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상담심리치료학)는 “우리 사회에서 서울대란 이름은 ‘최고 갑’ ‘높은 권한’을 의미한다. 교수들이 갖는 이런 권위가 결국 피해 학생들이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를 형성하게 했을 것”이라고 했다. ㅂ교수와 관련한 한 게시글은 “(성희롱을) 진짜 터뜨릴 뻔한 적도 몇번 있었지만 학부생들이 무슨 힘이 있나. 제자가 어떻고, 행실이 어떻고 하면서 교수보다 더 다칠 텐데”라고 썼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장은 “1992년 우 조교 성희롱 사건처럼 서울대에선 그나마 문제 제기라도 이뤄지고 있다.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도록 서울대가 진정성 있게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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