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 한 서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 ‘MB의 비용’을 나란히 진열해 놓고 판매량을 비교한 사진을 게재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아래가 주말이 지난 후 판매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
이명박 전 대통령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천문학적 비용 고발 ‘MB의 비용’ 함께 진열
누리꾼들 “어떤 책이 더 많이 팔렸을까?”
천문학적 비용 고발 ‘MB의 비용’ 함께 진열
누리꾼들 “어떤 책이 더 많이 팔렸을까?”
한 서점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과 이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동안 쓴 천문학적인 비용을 고발하는 책 ‘MB의 비용’을 나란히 진열해 놓고 판매량을 비교한 사진을 게재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를 낳고 있다.
경남 진주시 평거동 진주문고는 지난 5일 운영하는 페이스북(▶ 바로 가기 )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 찍힌 서점 진열대에는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과 ‘MB의 비용’(알마)이 나란히 놓여있다. 진주문고는 진열대에 “판단은 당신의 몫”이라는 문구를 써놨다. 두 책 사이에는 ‘MB 잡는 소설’이라는 <팽>(새움)도 진열돼 있다.
이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보면 “사진 한 장이 이렇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을 줄이야”, “판매 전후 사진도 기대됩니다”, “노골적인 진열 전략 좋다”, “이렇게 센스가 넘치는 아이디어맨이 누군지 궁금”, “이렇게 개념 있는 동네 책방들이 사라지면 안 되는 이유를 증명한다”라는 등의 댓글이 공감을 얻고 있다.
두 책의 절묘한 배치를 기획하고 사진을 촬영한 이는 정도선(34) 진주문고 기획지원팀장이다. 그는 10일 오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경남 지역 특성상 보수적인 측면이 많은 중년 독자와 젊은 독자들의 생각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독자들에게 균형을 맞추려고 책 진열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교보문고나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에 가보면 베스트셀러 위주로 책을 진열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책들보다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져주거나 한 번쯤 생각해보고 책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누리꾼이 궁금해했던 ‘대통령의 시간’과 ‘MB의 비용’ 책 판매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정씨는 “지난 주말(7~8일)에 걸쳐 ‘MB의 비용’은 서점에서 준비한 20권이 다 팔렸고 ‘대통령의 시간’은 30권 중에 3권이 팔렸다”고 밝혔다. 이어 “진주문고의 규모에 비하면 20권이 팔리는 건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진주 지역 내 유일한 서점인 진주문고에는 정씨의 고민이 담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서점 한쪽에 마련된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코너엔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 기록이 담긴 책 ‘금요일엔 돌아 오렴’(창비)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이창근씨가 쓴 ‘이창근의 해고 일기’(오월의 봄) 등의 책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정씨는 “사회적 소수자나 해고 노동자, 세월호 유가족처럼 고통을 겪고 있지만 점점 잊혀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책을 통해서라도 알리고 잊히지 않게 하는 게 서점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사진 진주문고 제공
서점 한쪽에 마련된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코너엔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 기록이 담긴 책 ‘금요일엔 돌아 오렴’(창비)과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이창근씨가 쓴 ‘이창근의 해고 일기’(오월의 봄) 등의 책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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