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직원도 학생 성희롱

최근 교수들의 성폭력 파문이 잇따라 발생한 서울대에서 교직원이 학생 등을 상대로 지속적인 성희롱을 해온 사실이 재판을 통해 드러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반정우)는 서울대 교직원 이아무개(48)씨가 “감봉 처분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징계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의 성희롱과 폭언 등은 비위 정도가 심해 감봉 처분은 가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씨는 2011년 12월부터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행정담당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연구원 소속 조교들과 근로장학생들을 지휘·감독하면서 조교와 학생, 심지어 교수를 상대로 성희롱과 폭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장학생 ㄱ씨에게 인터넷에서 연예인 성행위 동영상을 검색하도록 하고, 자신의 성매수 경험을 말했다. 조교 ㄴ씨에게는 “여자는 한 달에 한 번 생리가 갑자기 터지면 어떻게 하냐. 생리대는 어떻게 사냐”고 묻고, 근로장학생 ㄷ씨에겐 주위에 여성들이 있는데도 “주변 대학원생들을 성관계로 유혹하라”고 했다. 안아무개 교수에게는 “월급이 올랐으니 룸살롱에서 술을 사라”는 등의 요구를 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발언은 단순한 농담의 정도를 넘어 성적 혐오감을 느끼게 하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2013년 11월 서울대 징계재심위원회에서 감봉 2개월 결정을 받고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