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찾아가라” 밖으로 유인뒤 집 털고…
“나 ○○동 ○○호인데” 경비실서 훔치고…
“나 ○○동 ○○호인데” 경비실서 훔치고…
설을 앞두고 배달된 물품을 훔치거나 택배를 수단으로 한 절도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은 ‘택배 절도 주의보’까지 내리고 예방법도 제시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한 아파트 경비실에서 근무 중이던 경비원은 “○○동 △△호에 온 택배 찾으러 왔다”는 한 학생의 말에 의심 없이 40만원 상당의 의류가 든 택배를 내줬다. 그러나 이 학생은 경비실에 들어가면서 보관된 택배 박스에 적힌 동과 호수를 미리 봐둔 뒤 택배를 찾으러 온 것처럼 경비원을 속여 택배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힌 김아무개(16·고1)군 등 3명은 이런 수법으로 10여차례에 걸쳐 1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22일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군포시의 한 상가건물 3층 놀이방에 전화벨이 울렸다. 놀이방 업주는 “1층 편의점에 택배를 맡겨뒀다”는 말에 택배를 찾으러 잠시 놀이방을 비웠다. 그사이 전화를 건 남성이 놀이방에 들어가 26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경찰에 붙잡힌 권아무개(37)씨는 절도 등 전과 12범인 것으로 조사됐는데, 같은 수법으로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30여차례에 걸쳐 4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택배기사가 차량을 주차해놓고 배달 간 사이 택배를 훔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은 택배 절도 범죄 예방법으로 △되도록 직접 수령할 것 △경비실 등에 임시보관한 경우 신속히 찾을 것 △부재중 택배를 집 앞에 두게 하지 말 것 △경비원 등 임시보관자는 택배 수령자의 신원을 확인할 것 △택배 수령으로 가게를 비우는 자영업자는 반드시 문을 잠글 것 △고가의 택배는 보험에 가입할 것 등을 제시했다. 경찰 관계자는 “부재중일 때 ‘택배를 집 앞에 두라’고 하는 것은 택배 분실은 물론 빈집이란 사실을 알리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또다른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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