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반대하는 결혼을 해?’…엄마의 무서운 집착

영화 ‘올가미’

아들 집·일터 찾아가 행패…법원, 접근 금지 명령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했다며 아들 부부를 괴롭힌 어머니에게 법원이 접근 금지를 명령했다.

박아무개(40)씨는 2010년 12월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김아무개씨와 결혼했다. 부모는 김씨를 며느리로 인정하지 않았다. 어머니 정아무개(72)씨는 수시로 박씨 집과 일터를 찾아가 소란을 피웠다. 아파트 현관이나 엘리베이터에 아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벽보를 붙이고 현관문을 부수기도 했다. 아들이 근무하는 대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총장과 이사장에게 아들을 징계하거나 파면해달라고 탄원했다.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아들 부부를 저주하며 자살을 권하기까지 했다. 참다 못한 박씨는 어머니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고법 민사11부(재판장 김용대)는 박씨가 정씨를 상대로 낸 접근금지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가 아들의 집과 일터를 방문하거나 전화로 업무나 생활을 방해하지 말도록 명령했다. 이를 어기면 한 차례에 50만원씩 아들에게 줘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씨는 아들의 인격권과 사생활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했다. 이를 구제하려면 접근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씨는 “질병으로 쓰러진 70대 노부를 오랫동안 간호한 노모를 상대로 아들이 접근금지 소송을 낸 것은 반사회적이고 반윤리적인 행위”라고 맞섰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씨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김선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