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나 씨는 올해 건국대 수의대에 학사 편입했다. 고려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했지만 또 다른 길을 택한 것이다.
“7년 만에 다시 하는 대학 생활이 걱정도 되지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기쁨이 더 커요.”
개강을 하루 앞둔 1일, 이예나(27·사진)씨는 다시 시작하는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고려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이씨는 지난해 1월 의사 국가고시에 합격하고도 수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올해 건국대에 학사편입했다. 수의대로 유명한 이 대학에 의사면허를 가진 이가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개와 고양이, 새를 키우고 돌보는 것을 좋아했다. “수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을 갔어요.” 애초 이씨는 2006년 이화여대 생명과학과에 입학했다. 7학기 만에 졸업장을 받고 이듬해 고대 의학대학원에 진학했다. “사람의 몸을 공부하는 것도 흥미로웠지만 동물을 다루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생각은 더 확고해졌어요. 졸업 뒤에도 이 마음이 변치 않는다면 수의 공부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어요.” 부모는 다시 공부를 하겠다는 딸을 만류했다. “주변에서 반대하는 이유도 결국 제가 고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길 바랐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진짜 원하는 일을 할 때 행복할 수 있는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결국 부모님도 허락해주셨죠.”
그의 꿈은 그리 거창하지 않다. “수의학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동물을 치료하는 임상 수의사가 되고 싶어요. 부모님께도 수의사가 돼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어요.”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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