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차례 빈집털이를 한 뒤 현장에 꼭 중국산 담배의 꽁초를 남긴 절도범이 경찰에 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006년부터 9년간 서울과 경기지역 빈집에 숨어들어가 114차례에 걸쳐 1억2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상습절도)로 전아무개(52)씨를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주로 중국동포들이 사는 다세대주택이나 반지하방을 노린 전씨는 현장에 늘 중국산 담배꽁초를 남겼다고 한다. 끝까지 피운 꽁초도 있었지만 입에 물기만 한 담배를 꺾어 버린 경우도 있었다. 전씨는 경찰 조사에서 “불안한 마음에 담배를 피웠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전씨가 경찰에 잡히지 않으려는 일종의 ‘의식 행위’로 꽁초를 버렸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씨는 그동안 담배꽁초 외에 지문 등 다른 증거는 일체 남기지 않았다.
2년간 전씨를 쫓던 광진경찰서 강력팀은 지난달 12일 범죄현장 주변에 주차된 자동차 블랙박스 카메라에 찍힌 모습을 확인해 지난달 23일 전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100건 넘는 절도범죄 현장에서 수거한 담배꽁초에서 채취한 디엔에이(DNA)를 근거로 전씨의 상습절도 혐의를 들춰냈다고 밝혔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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