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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다둥이 출산을 서약하라고요?” 롯데마트 캠페인 논란

등록 2015-03-04 16:30수정 2015-03-04 20:11

출산 서약서 이미지
출산 서약서 이미지
자녀 1명 이상 가구 ‘출산 서약서’ 쓰면 쇼핑시 할인혜택
다양한 할인 혜택 유용 vs 애국심이란 이름 하에 소비까지 통제
롯데마트가 보건복지부와 함께 할인 혜택 등을 내걸고 ‘다둥이 출산 서약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롯데마트는 출산 장려를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오는 11일까지 한시적으로 가입 요건을 완화해 13살 이하 자녀가 1명 이상인 가정이 ‘둘째아이 출산 서약서’를 작성하면 ‘다둥이클럽’에 가입시켜 주기로 했다. 보건복지부와 롯데마트가 마련한 출산 서약서를 보면 ‘우리 모두의 삶의 질 개선과 지속적인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저는 다둥이 출산을 서약합니다‘라는 서약 문구가 적혀있다.

롯데마트가 자녀 가구에 대한 민간 지원책이라고 소개한 ‘다둥이 클럽’ 서비스는 서약을 하고 ’다둥이클럽’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분유나 기저귀 등 다둥이클럽 전용 육아 상품을 최대 30%까지 상시 할인해주고, 롯데월드와 패밀리 레스토랑 TGI 등에서도 할인 혜택을 준다. 최하나 롯데마트 홍보팀 과장은 “이번 캠페인은 다둥이 클럽 출시 2주년을 맞아 진행하는 이벤트로 마트를 이용하는 주요 고객들이 주부이다 보니 육아 용품을 구매할 때 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이벤트”라며 일부 논란이 되고 있는 문장은 “국가 출산 장려 정책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벤트이다 보니 가볍게 비춰지면 안 될 것 같아서 진지하게 쓰게 된 문장"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우선 국가와 기업이 둘째 출산을 ‘서약’ 받고 ‘국가 경쟁력’ 등을 운운하는 서약서를 받는 것이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트위터에서 ’Kim, Hoontae’(@edukht)는 “삶의 질 개선과 국가 경쟁력 확보. 정말 쓰레기 같은 발상이 국가와 자본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인가 보다. 애를 하나도 아니고 둘 이상 낳으라는 캠페인 문구가 어떻게 삶의 질 개선과 국가 경쟁력 확보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 ‘Rose(@Roselyrosyrose)’는 “다둥이 서약이란 거 이상해. 차라리 지금 애가 둘 이상인 엄마들한테 할인을 해주는 게 맞지 않나요?”라고 꼬집었다. ‘해망재(@heyjinism)’는 “복지부는 특정 마트와 손잡고 포인트 적립, 과자 값 할인을 외치지 말고 쓸데 있는 일을 해달라”라고 비판했다.

19개월 된 딸을 두고 있는 직장인 박아무개씨도 “정부에서 아이 돌봄 서비스 예산을 깎아서 맞벌이 부부가 부담을 느끼고 있고 최근에는 어린이집 폭행사건도 끊이지 않는데 현재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파악이나 대책은 없다”며 “정부나 기업이 아이 용품 할인해준다고 다둥이를 낳으라고 하는 건 저출산과 관련한 이런 현실 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육아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육아 관련 용품을 구매할 때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용할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육아관련 커뮤니티 ‘지후맘의 임산부 모여라’ (▶바로가기), ‘진이맘홀릭 2015’ (▶바로가기) ‘해피맘카페’ (▶바로가기) 등에 올라온 의견을 보면 “대형마트에서 한 자녀 가정을 위한 베이비·키즈 클럽을 운영하면서 할인 혜택을 줄 때도 있지만 은근 다둥이 할인 품목이 많아서 아쉬웠는데 좋은 기회다“, ”롯데마트에서 다둥이클럽 2주년을 맞아 한 자녀 이상이면 가능하다고 해 얼른 가입했다“라는 의견도 있다.

보건복지부 쪽은 이에 대해 ‘다둥이 출산 서약 캠페인’이 출산 장려 정책 홍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순 보건복지부 서기관은 4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정부에서 여러 출산 장려 정책 사업을 하고 있는데 현재 정부가 내놓은 정책을 홍보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됐다”며 “롯데마트가 자발적으로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을 홍보하고 협조하고 있어서 함께하게 됐다“고 후원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도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출산 정책에 기여를 해야 한다”며 ”다만 이번 이벤트는 보건복지부 이름만 함께 쓸 뿐 별도의 예산을 지원하는 형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둥이 출산 서약 캠페인’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변 서기관은 “캠페인 참여는 자발적인 것이고, 할인 혜택을 원하는 분들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감하지 않으면 안 하는 것이 맞고 그것은 개인이 선택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쪽은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5일부터 ‘롯데마트 다둥이 출산 희망 캠페인’으로 명칭을 바꾼다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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