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관 난입하려다 붙잡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피습 사건으로 외교시설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대만영사관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고 중국대사관에 난입하려던 이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광화문 근처 대만영사관에 불을 지르겠다며 협박 전화를 한 화교 이아무개(52)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이씨는 전날 저녁 8시께 공중전화로 112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대만영사관에 방화하겠다”, “내가 화교인데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들어간다”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이날 밤 10시께 만취한 상태로 다시 서울 중구 명동 중국대사관에서 행패를 부리다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이씨는 한국에서 태어난 대만 화교로, 가족이나 직업 없이 서울역 주변에서 노숙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대만 여권을 발급받으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아 불만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한편 경찰청은 미국대사관 경비인력을 늘린 데 이어, 주한미국상공회의소를 비롯해 미국 관련 시설에 경비인력을 새로 배치했다. 또 일본대사관에도 주변 경비인력을 증원하고, 일본대사에게 근접경호 경찰관 1명을 배치했다. 다른 나라 대사관들은 주변 순찰을 강화하기로 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