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불법으로 일본 만화를 올려놓은 외국 블로그의 주소를 한데 모아 인터넷 이용자들이 불법 저작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혐의(저작권법 위반 방조)로 기소된 박아무개(31)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박씨는 ‘츄잉’ 사이트를 개설한 뒤, 저작권자 허락 없이 일본 만화를 올린 외국 블로그 주소를 일부 운영진이 링크하도록 했다. 사이트 회원은 21만명에 달했고, 박씨는 클릭 수에 따라 배너 광고료를 받았다. 검찰은 저작권법 위반 행위를 방조했다며 박씨를 기소했다.
1심은 “일부 회원 등이 링크를 걸어 올린 각종 불법 콘텐츠를 다른 회원들이 열람할 수 있도록 방치한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 방조에 포함된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반면 항소심은 “링크 행위는 저작물의 위치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또는 배포’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박씨가 링크를 삭제하지 않고 방치한 행위는 저작권법 위반 방조라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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