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한 여성이 아기에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정효 기자
어린이집 학부모 321명 설문조사
응답자의 76% “스마트폰 사용”
일주일 평균 이용시간
30분 이내가 가장 많아
엄마들 양육 스트레스 심할수록
자녀 스마트폰 사용 시기 빨라져
응답자의 76% “스마트폰 사용”
일주일 평균 이용시간
30분 이내가 가장 많아
엄마들 양육 스트레스 심할수록
자녀 스마트폰 사용 시기 빨라져
3살 미만의 어린 아이들도 스마트폰에 마구 노출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엄마들의 육아 스트레스가 심할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시기가 빨라진다는 흥미로운 분석도 나왔다.
류미향 동아대 아동가족학과 교수가 지난해 5월 한국영유아보육학 86집에 발표한 논문 ‘영아의 스마트폰 사용실태 및 어머니 인식 : 어머니의 양육효능감, 양육 스트레스와의 관련성 탐구’를 보면, 36개월 미만의 자녀를 두고 있는 부산의 엄마 4명 가운데 3명이 3살 미만 자녀한테 스마트폰 사용을 허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류 교수는 2013년 4~5월 부산의 16개 구·군 가운데 7구의 어린이집 11곳의 학부모 312명한테 설문지를 보냈다. 응답한 246명 가운데 36개월 미만의 자녀를 두고 있는 스마트폰 사용 엄마 236명의 답변을 분석했더니 75.8%(179명)가 ‘36개월 미만의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3살 미만 영아들의 일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30분 이내가 34.6%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시간 25.1%, 1~2시간 17.3%, 2~4시간 15%, 5시간 이상 7.3%였다.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장소는 집(44.1%), 식당(31.3%), 차안(18.4%), 마트·백화점(3.4%) 순이었다.
스마트폰을 36개월 미만의 자녀에게 주는 이유는 ‘아이가 원해서’(41.9%), ‘아이를 달래려고’(39.1%), ‘내가 일을 하는 동안 방해받지 않으려고’(36.9%), ‘아이의 교육을 위해’(6.7%) 등의 순이었다.
엄마들은 어린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을 허용하면서도 걱정했다. 응답자의 73.2%가 ‘스마트폰 사용이 좋지 않지만 필요할 때는 사용해도 된다’(43%)거나 ‘스마트폰 사용이 좋지 않다’(30.2%)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의 45.3%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게 하고 싶다’, 24.6%는 ‘아예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류 교수는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이 많고 사용 시기가 빨라지며 사용시간도 길어진다고 주장했다.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를 지표화한 ‘양육 효능감’과 영아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과의 관계지수는 0.40(1에 가까울수록 관련성 높음), 이용시기와의 관계지수는 -0.33(-는 반비례 관계)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류 교수는 “영아를 둔 엄마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폰 교육이 필요하다. 엄마들의 양육 스트레스를 줄여주기 위한 사회적 지원 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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