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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청계천 이틀새 120만명 찾았다

등록 2005-10-02 18:53수정 2005-10-03 02:48

서울 청계천에 물이 다시 흐른 지 이틀째인 2일 저녁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의 가을밤 풍경을 즐기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서울 청계천에 물이 다시 흐른 지 이틀째인 2일 저녁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이 청계천의 가을밤 풍경을 즐기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산책로 30분 줄서기도
쓰레기 최가져가 ‘깨끗’
다리서 1명 추락사 ‘얼룩’

서늘한 가을바람이 청계천 물길을 따라 사람 물결을 일으켰다. 삭막한 자동차 경적 소리와 먼지에 뒤덮였던 서울 도심은 청계천 복원과 함께 사람과 물·풀·흙이 어우러진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47년 만에 얼굴을 드러낸 청계천에는 이틀째인 2일에도 수많은 사람이 몰렸다. 가족 혹은 연인끼리 손을 잡고 나온 사람들은 기념사진을 찍기도 하고, 물에 손도 담가 보며 새로 태어난 청계천을 반겼다.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나눠 먹는 사람들도 곳곳에 보였다. 가족 3대가 함께 광통교 근처로 소풍을 나온 김정석(44)씨는 “1950년대 현재의 무교동 근처에 사셨던 부모님은 옛 기억을 찾아 기뻐하시고, 아이들은 도심에서 물장구를 치고 강아지풀을 꺾을 수 있는 놀이터가 생겨 신이 났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와 데이트를 나온 유진선(27)씨도 “바람을 쐬고 싶을 때 집에서 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을 찾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사흘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은 가을 하늘을 되찾은 지난 2일 오후 수많은 사람들이 복원공사를 마치고 새물을 맞은 청계천에 대거 몰려나와 휴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개통 첫날인 1일 오전 10시부터 2일 새벽 3시까지 58만여명이 다녀갔고, 2일에도 오후 3시 현재 방문객 수가 25만여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사흘 동안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은 가을 하늘을 되찾은 지난 2일 오후 수많은 사람들이 복원공사를 마치고 새물을 맞은 청계천에 대거 몰려나와 휴일 오후를 즐기고 있다. 서울시는 청계천 개통 첫날인 1일 오전 10시부터 2일 새벽 3시까지 58만여명이 다녀갔고, 2일에도 오후 3시 현재 방문객 수가 25만여명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강재훈 기자 khan@hani.co.kr
청계천은 물길이 뚫린 첫날인 1일 하루 58만4천명이 찾은 데 이어 2일에도 40만명 이상이 몰려, 이틀 만에 100만명 안팎이 찾았다. 많은 사람이 몰리는 바람에 곳곳의 청계천 산책로 진출입로에서는 30여분씩 줄지어 기다리는 것은 물론 산책로에 들어선 사람들 역시 ‘걷는다’기보다는 ‘인파에 떠밀려’ 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모전교, 광통교 등 청계천 주요 다리도 구경 나온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고, 서울시가 이동식 화장실까지 동원했지만 청계천 주변 주요 건물 화장실에서는 100m 이상 늘어선 줄 때문에 발을 구르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오후에 청계천을 찾은 한철수(42)씨는 “청계천 물에 손 한번 담그려고 25분째 줄을 서고 있다”며 “진출입로를 좀 더 늘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계천 주변에서는 이날 갖가지 문화행사도 줄을 이었다. 모전교와 광통교 사이 산책로에는 100여점의 꽃꽂이 작품이 전시돼 눈길을 모았다. 마술쇼와 서예, 혁필화 작품을 현장에서 시연하는 ‘청계천 아티스트’, ‘음식사랑 한마당’ 등도 열렸다. 2일 오전에 열린 청계천~한강 마라톤대회에는 1만여명이 참가했다.

북새통에도 불구하고 쓰레기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없었다. 청계천관리센터 관계자는 “청계천변에는 쓰레기통이 전혀 없지만, 시민 의식이 높아져서 그런지 시민들이 대부분 쓰레기를 되가져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인 관광객 제시 넬슨(48)은 “청계천 주변에 온통 술집과 상가만 늘어서 있어 아쉽다”며 “화랑이나 공연장, 서점 등이 잇닿아 있으면 더 보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모차를 밀고 산책을 나온 하소영(32)씨는 “오늘은 청계천 주변로의 자동차 통행을 막아 도로를 따라 유모차를 끌고 다녔는데, 평상시에는 불가능할 것 같다”며 “적어도 주말만큼은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천변 산책로를 따라 심어진 좀작살나무와 갯버들, 달뿌리풀 등 녹지대가 발길에 짓눌려 망가지기도 했다. 천종수(22)씨는 “시가 ‘녹지대를 보호해 주세요’라는 안내판을 곳곳에 설치했지만, 대책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일 밤 10시50분께 청계천 2가 삼일교 위에서 유아무개(50·여)씨가 중앙분리대 밑으로 난 구멍으로 떨어져 5시간30여분 만에 숨졌다. 서울시는 2일 청계천 안전대책을 재점검하기로 하고, 일단 삼일교 중앙분리대에 임시 안전울타리를 설치했다. 유선희 이호을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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