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정부 추궁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한-사우디 특화 제약단지 조성’ 사업 추진 과정의 적절성과 투명성 등이 국회에서 논란을 빚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제약업체와 직접 양해각서를 맺는 등 이 사업을 주도한 정부가 제대로 된 검증없이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이 업체를 국내 제약사에 소개해준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2일 늦은 밤까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6월 복지부가 양해각서를 맺을 당시 사우디 제약업체 에스피시(SPC)는 생긴 지 1년밖에 안 된 데다 서류 한 장 달랑 갖고 있는 페이퍼컴퍼니였다”며 “복지부는 어떻게 매출 실적도 없는 이런 회사와 중대 사업을 추진한 건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3월9일 <한겨레> 보도 이후 우리 의원실에서 에스피시 관련 현황 자료를 요청할 때까지, (복지부는) 이 업체에 대해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며 복지부의 ‘부실 검증’을 거듭 문제삼았다.
3월4일 박근혜 대통령 중동 순방 시점에 맞춰 복지부가 발표한 ‘사우디 제약 수출’의 성과가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억달러 규모라던 ‘한-사우디 제약단지 조성’ 사업에서 핵심인 일동제약의 항암제 공장 건이 빠졌는데, 복지부는 이번 사우디 제약 수출 건을 역시 ‘2000억원 규모의 성과’로 발표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국내 3개 제약사가 (에스피시와) 양해각서를 맺었지만, 복지부가 이를 주선한 것은 아니다. 업체 목록을 에스피시에 건네줬고, 그쪽에서 여러 차례 실사 등을 거쳐 스스로 선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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