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는 민간업체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이 일방적으로 요금 인상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9호선 당산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지하철 역무원의 절반 이상이 승객에게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로 밤늦은 시간 50~60대 남성 취객에게 폭행을 당했다.
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지난달 17일부터 20일까지 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189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보니 이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69명의 54.9%인 422명이 최근 3년 동안 승객으로부터 신체적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6차례 이상 폭행당했다고 응답한 역무원이 8%에 달했다.
역무원을 폭행한 승객의 성별은 97.6%가 남성이었다. 연령별로는 50~64살이 62.3%, 65살 이상이 10.2%로 50대 이상이 대부분이었다. 30~40대는 21.3%였다. 또 응답자의 55.2%가 밤 10시 이후에, 63.7%가 취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다.
폭행으로 인해 경미한 부상을 입은 경우가 대부분(90.3%)으로 신체적 피해는 크지 않은 편이었지만, 업무에 끼치는 영향은 컸다. 폭행을 당한 뒤 “그러려니 생각을 하려 해도 마음이 편치 않아 근무할 의욕이 없다”고 답한 역무원이 57.6%였다. “그냥 넘긴다”고 답한 경우는 17.3%에 불과했다.
역무원들에 대한 언어폭력은 더욱 심각했다. 응답자의 91.6%가 최근 1년 동안 승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동안 6차례 이상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답한 역무원도 44.7%에 달했다.
서울메트로는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역무원과 지하철보안관, 사회복무요원 등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법적 처벌을 경찰에 요구하기로 했다. 지하철보안관에 준사법권을 부여하는 법률(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2005년, 2012년, 2013년 3차례 발의되었으나 매번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음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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