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회삿돈 200여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세주(62) 동국제강 회장을 소환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한동훈)는 회삿돈을 빼돌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등지에서 도박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횡령 등)로 장 회장을 21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이 일본·러시아 등 업체로부터 고철 등 중간재를 사들이면서 가격을 부풀린 뒤 이를 조세회피처를 통해 미국 법인인 동국인터내셔널 등 계열사 쪽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빼돌린 비자금은 20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 회장은 이 비자금 가운데 결손 처리한 수십억원을 인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 등지에서 도박 자금으로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장 회장의 또다른 혐의가 드러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에 이은 3대 철강업체로, 이 업체 창업 3세인 장 회장은 1990년에도 마카오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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