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있는 딸 전수영에게 잘 전달할게요”

고 전수영 단원고 교사.

제자 구하다 숨진 단원고 교사
모교 고려대 교우회 ‘사회봉사상’

세월호 참사 당시 마지막까지 제자들을 구하려다 숨진 고 전수영 단원고 교사가 5일 모교 고려대에서 열린 개교 110돌 기념식에서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전씨는 2008년 국어교육과에 입학해 2012년 졸업하고 이듬해 2월 임용고시에 합격해 단원고 교사로 부임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 당일 배가 침몰하자 어머니, 남자친구와 짧은 통화에서 “학생들 구명조끼를 챙겨야 한다”고만 말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2학년 2반 담임이었던 그는 상대적으로 탈출이 쉬운 위층 객실에 있었지만 학생들을 구하러 아래층으로 내려가 끝까지 학생들의 구명조끼를 챙겨주다 변을 당했다.

고려대는 “고 전수영 교우는 교사로서의 책무를 다하다 희생된 참스승의 표상으로 두려움에 맞선 한 인간의 용기와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줬다”며 “헌신적인 봉사정신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고려대 교우회의 역사에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전수영 씨의 부모(왼쪽에서 두번째, 세번째)가 고려대 교수들과 함께 단상에 서 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전씨의 부모가 단상 위에 올라가 말없이 고개를 숙이자 600여명의 학생과 교수진이 한마음으로 손뼉을 쳤다. 전 교사의 아버지 전제구(55·맨 오른쪽)씨는 “이 상을 수영이가 직접 받아야 하는데 내가 대신받아 아쉽다”며 “하늘에 있는 수영이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이런 훌륭한 상을 준 학교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자랑스러운 고대인상은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윤제균 영화감독이 수상했고, 특별공로상은 심상기 서울 미디어그룹 회장이 받았다. ‘경영대 여학생 1호 졸업생’ 전윤자씨, 정유근 대양상선 사장,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크림슨 어워드’에 선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