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서울 서초구 내곡동 강동·송파 예비군훈련장에 오후 훈련을 받기 위해 소집된 예비군들이 훈련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사격장 통제·총기관리 허술
13일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서울 내곡동 예비군 훈련장의 사격훈련 당시 사격장의 총기 관리 및 안전조치가 엉망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사격은 20개 사로에서 진행됐지만 이를 관리하는 현역병은 모두 9명이었다. 사격장의 위험요인을 제대로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었던 셈이다. 특히 현역병 9명 중 3명은 장교(대위)로, 사로에 직접 투입돼 사격 안전조치를 담당했던 현역 장병 조교는 6명뿐이었다. 당시 6중대장이 선임 장교로 사격통제관 구실을 했고, 5중대장과 7중대장은 각각 오른쪽과 왼쪽 사로 전반을 맡았다. 결국 현역 장병 조교 1명이 3~4개의 사로를 오가며 사격통제 및 안전조치를 했던 셈이다. 이는 인명사고의 위험이 큰 사격장에서 1개 사로당 조교를 1명씩 투입해온 통례와 다르다.
사고가 난 52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대 가용 병력이 50명인데 행정, 전투 지원 업무를 하는 병력을 빼고 최적화해서 사격훈련 통제에 투입한 것”이라며 병력 부족 탓을 했다. 이 관계자는 또 “사격훈련에 1개 사로에 1명의 조교를 투입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부대별로 사정에 따라 시행한다”며 “인원이 부족했지만 사격은 위험이 많기 때문에 그래도 사격훈련장에 현역병을 특별히 신경 써서 투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사격통제 조교들도 제대로 없는 상태에서 사격을 하는 것은 안전 불감증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통제병력 부족
1인 1사로가 원칙…20개 사로, 9명중 3명은 장교 10발 한꺼번에
표적에 1발 쏜뒤 7발 난사…통상 3, 6발 나눠 지급 묶이지 않은 총
총기 맘대로 들어…“다른 사로서도 고리 떨어져” 총기를 사격대에 고정하는 안전고리 관리도 엉망이었다. 사고가 난 사격장에는 안전고리가 장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이 든 총기를 표적지 방향으로만 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최씨는 이날 총기를 들고 오른쪽과 뒤쪽으로 사격했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안전고리가 제대로 채워졌는지는 조교가 확인하도록 돼 있는데, 확인에 소홀했는지, 최씨가 임의로 안전고리를 풀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현장 조사 결과 최씨가 있던 1사로뿐 아니라 몇몇 다른 사로의 안전고리도 총과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사격을 위해 실탄 10발을 지급한 것도 규정에 어긋난다. 원래 예비군 훈련 규정은 9발 사격으로 돼 있다. 통상 예비군 훈련은 영점사격을 위해 우선 3발을 쏜 뒤 6발들이 탄창을 다시 지급받아 실사격(수준유지사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예비군 훈련을 받았다는 최아무개씨는 “영점사격 때 3발들이 탄창을 받았고, 실사격 때 다시 6발들이 탄창을 받아 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가 난 훈련장에서는 영점사격 없이 실탄 10발로 실사격만 했다. 이에 대해 52사단 관계자는 “원래 9발 사격이 맞다. 그러나 10발씩 쏘면 탄피 회수 등 실탄 관리에 편리한 점이 있어 그렇게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영점사격 때 3발 지급하고 실사격 때 다시 6발 지급하는 방식으로 분리해서 사격훈련을 했으면 적어도 사고 규모는 줄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날 사고를 낸 최아무개(23)씨는 현역 시절 B급 관심병사여서 특별한 관리가 필요했으나 동료 예비군들과 마찬가지로 아무 제약 없이 실탄을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병적 기록상 우울증 치료 기록이 있는 등 돌발행동 가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최씨가 5사단에서 복무하던 시절 관심병사로 특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돼 일반전초(GOP) 근무에서 부적응 판정을 받아 후방으로 재배치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1인 1사로가 원칙…20개 사로, 9명중 3명은 장교 10발 한꺼번에
표적에 1발 쏜뒤 7발 난사…통상 3, 6발 나눠 지급 묶이지 않은 총
총기 맘대로 들어…“다른 사로서도 고리 떨어져” 총기를 사격대에 고정하는 안전고리 관리도 엉망이었다. 사고가 난 사격장에는 안전고리가 장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탄이 든 총기를 표적지 방향으로만 향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최씨는 이날 총기를 들고 오른쪽과 뒤쪽으로 사격했다. 육군 중앙수사단 관계자는 “안전고리가 제대로 채워졌는지는 조교가 확인하도록 돼 있는데, 확인에 소홀했는지, 최씨가 임의로 안전고리를 풀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도 “그런데 현장 조사 결과 최씨가 있던 1사로뿐 아니라 몇몇 다른 사로의 안전고리도 총과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예비군훈련장 총기난사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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