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공중 정원’(조감도)으로 조성된다. 다양한 크기의 화분 식재 위주로 꾸며진 사실상의 수목원이자 보행 공간이다. 서울시는 이르면 오는 10월 서울역 고가를 폐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3일 ‘서울역 7017 프로젝트 국제현상 설계공모’ 당선작으로 글로벌 건축회사 ‘엠베에르데베’(MVRDV) 대표인 네덜란드 건축·조경가 비니 마스의 ‘서울수목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고가 상판에 토양층과 석재를 깔고 대형 화분 등에 심은 다양한 종류의 수목을 가나다순(품명)으로 배치해 수목원으로 매김하고, 17개의 보행길을 연결해 서울역과 남대문시장, 남산, 인근 건물로 쉽게 닿을 수 있게 구상됐다.
비니 마스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도심 안 녹지공간을 어떻게 마련할지, 한국에서 자라는 최대한 많은 식생을 어떻게 조화시킬지가 나의 관심”이라며 “(그러나) 수목원은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번 당선작이 최종 설계안은 아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승효상 서울시 총괄건축가는 “다른 6개 출품작들의 장점도 반영해 더 성숙되고 완결된 안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의 극대화를 목표로 한 프로젝트로, 수목 관리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역 설명회, 설계 마무리, 시공사 선정 등을 거쳐 오는 10월께 서울역 고가를 폐쇄한 뒤 구조 보강 공사를 하기로 했다. 2017년 완성되기 이전에 고가 공원을 부분적, 단계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비니 마스는 “현재 프랑스 파리의 도시재생사업 프로젝트에도 조언자로 참여하고 있는데, 새 건물을 짓는 대신 기존 시설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에서 일어나는 긍정적 변화를 지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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