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성소수자 인권현황 보고서
2013년보다 3%p 낮아져…마케도니아·우크라이나와 비슷
지난해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지수가 2013년보다 3%포인트 낮아져 유럽 49개 국가와 견주었을 때 45위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회장 장서연)는 오는 17일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아이다호, IDAHOT :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을 맞아 연간보고서 ‘한국 LGBTI 인권 현황 2014’ 보고서 (▶전문은 이곳에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LGBTI는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바이섹슈얼(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 간성(Intersex) 등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보고서는 고용, 교육, 군대, 표현의 자유, 혐오 표현, 가족구성권, 국제인권규범 등 모두 20개 분야에 걸쳐 2014년 한국 성소수자 인권 현황을 담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2014년 한국의 성소수자 인권 지수는 12.15%로 2013년(15.15%)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성소수자 인권 지수는 유럽 49개국을 대상으로 성적지향·성별정체성 관련 법제화 상황을 평가하는 ‘무지개 지수(Rainbow Index)’에 따라 산출했다. 무지개 지수는 △평등과 차별 철폐 △가족 △편견에 기반한 언어와 폭력 △법적인 성별 인식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 △보호 시설 등의 범주로 분류되는 46개 세부 항목별 지수를 합산해 백분율로 환산한 것이다.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는 한국의 지수가 하락한 것에 대해 “2013년에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성소수자 관련 공공행사 및 단체 운영을 방해한 사례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2014년에는 성소수자 인권재단의 설립 허가 거부, 공공행사 장소사용 불허 등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한 사건 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2013년의 경우 유럽 49개국 가운데 38위를 기록한 리히텐슈타인(16%)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었던 반면, 2014년 지수는 유럽 49개국 가운데 44위와 45위를 기록한 마케도니아(13%), 우크라이나(12%)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보다 낮은 지수를 보인 국가는 모나코(10%), 아르메니아(9%), 아제르바이잔(7%), 러시아(6%) 등이었다. 영국(82%), 벨기에(78%), 스페인(73%), 네덜란드(70%), 노르웨이(68%) 등이 상위권에 속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