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왼쪽). 류우종 기자
7년 만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42)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유죄를 선고받았다. 1심 선고까지 6년8개월이 걸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김한성 판사는 15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처장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판사는 “집회의 목적과 경위, 참석자 수와 장소 범위, 구체적 양상, 야기된 교통장애의 정도를 보면, 정당행위 요건을 충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안 처장이 속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는 2008년 5~6월 45차례에 걸쳐 서울 청계광장과 서울광장 등지에서 집회를 했다.
안 처장은 “집회는 정치적 의사표현 수단이고, 평화적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미신고 옥외집회 주최와 교통방해는 정당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옥외집회나 시위를 통해 나타내려는 의견이 정당한 것이라고 해서 신고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일부 집회에서 도로 일부만 차단한 것은 “차량 통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하게 곤란하게 됐다고 보긴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당시 구속됐던 안 처장의 1심 판결에 7년이나 걸린 것은 그가 신청한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과 관련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9월 “집회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박탈하는 과도한 제한”이라며 이 조항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했다.
안 처장은 선고 직후 “위헌 결정이 나왔고, 그 뒤 많은 시민이 무죄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정작 그 결정을 받아낸 내가 야간집회·시위를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서 유죄를 받은 것은 아이러니하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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