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공모파기뒤 내부 선발
비전문가도 수두룩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손봉숙 민주당 의원은 6일 “한국관광공사가 4월 카지노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를 출범시키기 전에 사장을 공모하고서도 이를 없었던 일로 돌리고, 불투명한 방법으로 박정삼 전 안기부 2차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했다”며 “다른 경영진 역시 카지노와 무관한 비전문가들로 뽑은 과정에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관광공사가 손 의원에게 낸 자료를 보면, 공사는 카지노 자회사 사장 선출을 위해 4월 후보를 공모해 3명을 후보로 올렸으나 김종민 관광공사 사장이 “적격자가 없다”며 이를 반려했다. 공사는 두 달 뒤 공모 대신 자체적으로 후보군을 선정해 △대표이사 박정삼 전 안기부 국내담당 차장 △상임감사 양진석 전 청와대 인사수석실 행정관 △전무이사 김종문 전 국립중앙박물관 지원연수부장 등을 내정했다.
손 의원은 “언론사와 국정원을 거친 사람이 카지노 사업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며 “9월 주주총회에서 자회사 경영진 선임안이 통과됐지만 이미 내정된 비전문가들을 추인한 요식 절차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또 “공사는 자료 요청에도 내부에서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추리고 어떻게 사장을 결정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관계자는 “사장 공모에서 적당한 사람이 없어 현 경영진들이 명망가들을 후보로 추천하고, 외부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 공사 사장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며 “업무 전문성은 중간 간부들의 몫이고 경영진은 관리능력이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손 의원은 이와 함께 “관광공사가 북한 금강산 개발에 투자하느라 국민 세금으로 조성된 남북협력기금에서 대출받은 900억원의 상환 능력이 의심되며 상환할 의지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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