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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엄마·아빠가 쓴 ‘슬픈 만인보’…잊지 않겠습니다

등록 2015-05-19 21:03수정 2015-05-19 22:11

연재를 마치며
지난해 6월16일 정차웅군 시작으로
학생 121명·교사 2명 삶의 기록 담아
콘크리트 바닥 농성하면서…
터져나오는 울음을 삼키며 전한
절절한 편지가 바탕이 돼
“엄마는 돌아가고 싶단다. 네가 있던 2014년 3월로….”

“우리 예쁜 딸 제발 꿈속에서라도 한번만 안아 봤으면….”

2014년 4월16일 차디찬 바닷속에 갇혀 별이 된 아이들의 삶과 죽음을 기록한 <한겨레> 세월호 참사 추모기획 ‘잊지 않겠습니다’ 연재가 19일로 끝을 맺는다. 참사 두 달째였던 지난해 6월16일 친구들을 구하고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어린 영웅’ 정차웅(17)군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단원고 학생 121명과 교사 2명의 이야기가 다뤄졌다.

이 기획은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밤샘농성을 벌이는 와중에도, ‘아이들을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며 보내온 유가족들의 절절한 편지가 바탕이 됐다. 슬픔을 못 이겨 쓰디쓴 소주를 들이켜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너무도 보고 싶다’며 울부짖던 아빠의 애절한 목소리도 편지에 담겼다. 희생 학생들의 얼굴 특징을 잡아 그린 캐리커처는 시사만화가인 박재동 화백이 그렸다. 어린 희생자가 너무도 많았기에 박 화백의 슬픔 또한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희생된 아이들의 짧은 생을 소개하는 글은 유가족과의 전화나 대면 취재로 이뤄졌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엄마는 아이의 삶을 떠올리며 전화기를 붙들고 흐느끼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빠 역시 꽃 같은 딸의 장래 희망을 설명하다 가슴을 치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동생을 잃은 언니와 오빠도 사랑하는 이를 추억하다 비탄에 빠져들었다.

아이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려 달라는 다소 ‘가혹한 취재’에 엄마는 울먹였고, 기자도 숨죽여 눈물을 훔치는 일이 허다했다.

원고지 3장에 예쁘고 꿈 많았던 청춘들의 삶을 기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기획으로 모두가 슬픔의 강을 건너고 망각의 강에서 희생자들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취재 과정에서 한 엄마는 “아이를 먼저 보냈는데, 그래도 밥을 먹고 잠을 자며 어떻게든 살아가는 내 모습이 가장 슬프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는 ‘잊혀질 권리’가 없다.

김기성 김일우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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