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유학화학물질 유통 실태 점검에서 위반 사례 무더기 적발
택배 상자에 ‘사은품’ ‘행사용’ 거짓 표시하기도…“기준 마련 시급”
택배 상자에 ‘사은품’ ‘행사용’ 거짓 표시하기도…“기준 마련 시급”
사고 위험이 높은 유해화학물질들을 실명 인증도 안한 구매자에게 택배로 판매해온 업체들이 환경부 단속에 적발됐다. 이런 물질이 담긴 택배 상자에는 유해화학물질이 들어 있음을 알리는 아무런 표시도 없어 운송 중 취급 부주의에 의한 사고 발생마저 우려된다.
환경부는 지난달 6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전국 유해화학물질 온·오프라인 판매업소 134곳을 대상으로 유해화학물질 유통 실태 점검을 벌여 이런 사례를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점검 대상이 된 45개 온라인 화학물질 판매업체 가운데 덕산종합화학·덕산화학·오피스안·퓨처테크닉 등 4곳은 유해화학물질 중에서도 특히 급성 독성·폭발성 등이 강해 환경부가 사고대비물질로 특별히 지정한 황산·질산칼륨 등 사고대비물질을 판매하면서 본인 확인을 위한 실명인증 시스템도 갖추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질산칼륨은 화약 원료로, 지난해 12월 ‘신은미·황선씨 토크 콘서트’에 던져진 사제 폭발물에 사용되기도 한 물질이다.
환경부의 전국 지방·유역환경청 단속반이 조사를 위해 온라인으로 실제 이런 사고대비물질을 주문했더니, 4개 판매업체 모두 물질 표시가 없거나 ‘행사용’ ‘사은품’ 등으로 거짓 표시한 상자에 넣어 택배로 보내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학물질관리 관련 법령에 유해화학물질의 택배 배송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에서는 판매업소가 황산·염산 등 사고대비물질을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섞어 쌓아두거나, 유해화학물질을 표시가 안된 용기에 보관하는 등 취급기준을 위반한 사례들도 확인됐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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