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오른쪽)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사청문회 준비단으로 출근하며 미리 나와 기다리고 있던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왼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총리 후보자 지명 이틀 만인 23일 예식
축의금·화환 안 받고 혼주 인사도 생략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모습 보여
축의금·화환 안 받고 혼주 인사도 생략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는 모습 보여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이틀 만인 23일 열린 황교안(58) 국무총리 후보자의 딸 결혼식은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는데도 많은 손님들이 몰렸다. 그러나 황 후보자는 혼주 인사도 생략하고 축의금을 사절하는 등 ‘떨어지는 낙엽’에도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황 후보자의 딸 성희(29)씨의 결혼식이 열린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곳곳에는 조용한 결혼식을 원한 황 후보자의 뜻이 묻어났다. “신부 측 화환과 축의는 정중히 사양 드림을 양해 바랍니다”라는 안내판이 붙었고, 결혼식 안내 푯말에는 신랑·신부의 혼주 이름이 쓰여 있지 않았다. 별관 4층 예식장 입구에는 축의금 테이블도, 방명록도 없었다. 전날 법무부에서는 ‘장관님 따님 결혼식엔 혼주 인사도, 방명록도 없다. 혼주 얼굴도 못 볼 것’이라는 안내문이 돌았다고 한다. 황 후보자는 결혼식 시작 30분 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안창호 헌법재판관이 일찍 식장을 찾았지만 황 후보자를 만나지 못하기도 했다.
300석 규모의 식장은 하객들로 꽉 찼다. 식장 복도와 예식장 입구에도 손님들이 가득했다. 후임 법무부 장관 물망에 오르는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등 법조계 인사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김수민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이 눈에 띄었다.
식장 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단상 왼쪽에, 김진태 검찰총장의 화환이 오른쪽에 세워졌다. 황 후보자는 “하객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우리끼리 하기로 했다”며 하객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신랑은 수원지검 안산지청 소속 조종민(32·사법연수원 40기) 검사로 황 후보자의 성균관대 법대 후배다. 주례는 역시 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한 강영호 특허법원장이 맡았다. 황 후보자는 결혼식 도중 딸에게 쓴 편지를 읽다가 계속 목이 메어 낭독에 애를 먹었다.
황 후보자는 24일에는 서울 통의동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나왔다. 현직 법무부 장관 신분이라 총리 후보자 지명 뒤에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했던 그는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나오면서 기자들의 여러 질문에 “청문회에서 소상하게 말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황 후보자는 평일에는 주로 법무부 장관 집무실에서 근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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