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씨(오른쪽)는 매주 화요일마다 육군 31사단 예하 화순대대를 방문해 무료로 장병들의 이발을 해 준다.
15년 동안 장병들의 머리를 깎아준 ‘사랑의 가위손’이 있다. 전남 화순 능주면에서 이발관을 운영하는 홍문표(61)씨는 매주 화요일 육군 31사단 예하 화순대대를 방문해 무료로 장병들의 이발을 해주고 있다.
홍씨는 지난 2000년 배에 복수가 차올라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고 “만약 암을 낫게만 된다면 죽는 순간까지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다행히 암 판정이 오전으로 밝혀졌고, 마침 이발관 단골이던 화순부대 간부로부터 ‘부대에 이발병이 부족하니 기술을 전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매주 부대를 방문하게 됐다. 홍씨는 또 유격 훈련과 혹한기 훈련 마지막 행군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장병들 앞에 나타나 떡과 어묵, 사탕 등 간식을 나눠준다. 그는 “우리 장병들도 모두 한창 젊은 시절에 군에서 나라를 지키고 있지 않느냐”며 “힘든 일을 겪어보니 세상을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돼 나누며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