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좌절 끝에 늦깎이 사시 합격한 나같은 사람이 ‘주류’ 아닌가”

등록 2015-05-27 20:17수정 2015-05-27 22:10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
김한규 서울변회 회장
서울변회 김한규 회장…‘유서대필’ 사과·‘박종철 사건’ 대법관 사퇴 요구 등 ‘소신’
변호사단체는 ‘인권 옹호’와 ‘사회 정의’를 내세우지만, 대중의 시선은 여느 이익단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결국 자기들 이익만 추구하고 제 식구 감싸기에 열중하는 곳 아니냐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내는 목소리는 결이 다르다. 24년 만에 누명을 벗은 ‘유서대필 사건’의 강기훈씨에게 과거 유죄를 선고한 법조인들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다. 2월에는 박종철씨 고문치사 사건 수사 검사였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정치·사회적 부조리에 대한 이런 발언 뒤에는 지난 1월 취임한 김한규(45·사진) 회장이 있다. 26일 서울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만난 그는 “변호사단체로서 당연히 내야 할 목소리를 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서울변회가 추구하는 가치는 ‘변호사법 1조’에 다 들어 있다고 했다. “변호사는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변호사단체에 걸맞은 말을 해야 한다. 강씨를 기소하고 판결을 한 판검사들에게 사죄하라는 것도 정치적인 게 아닌 법률가로서 마땅히 해야 할 말이었다”고 했다.

가천대 법대를 졸업하고 12년 만인 2004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에게는 ‘비주류’ ‘개천의 용’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는 틀린 말이라고 했다. “오히려 국민 대다수는 나처럼 비슷하게 시행착오도 겪고 좌절도 겪었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 보면 나를 주류라고 표현하는 게 더 맞지 않을까요?” 그는 독서실 총무와 식당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하고, 사법시험 합격 때는 아버지와 둘이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0만원인 집에서 살았다.

김 회장이 주장하는 사법시험 존치도 이런 경험과 닿아 있다. 그는 경제력과 학벌에 상관없이 법조인이 될 기회를 공평하게 주자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법률 소비자에게도 사법연수원과 로스쿨 양쪽 시스템을 통해 법조인이 많이 배출될수록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상호 경쟁으로 법률 서비스 질도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법원이 추진하는 상고법원 설치에 대해 서울변회가 대한변호사협회와 달리 찬성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 똑같으면 대한변협 회장이 서울변회 회장을 지명하면 된다. 하지만 각각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거로 뽑는다는 건 서로 목소리가 다를 수 있다는 전제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 회장은 임기 2년간 서울변회의 공익 활동을 강화하고 싶다고 했다. 서울변회는 청년 변호사 2명에게 다사랑 공동법률사무소 사무실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자체 인권위원회는 6월 중순부터 집회의 자유에 관한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그는 “집회 참가자들이 과격 집회를 하는지, 아니면 정부가 집회·시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변호사 5~10명을 파견해 대규모 집회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