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시장, 북한과 합의
올해 안에 서울-평양 정기 축구대회가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26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쪽과 ‘서울-평양 축구대회’를 여는 것을 원칙적으로 합의했으며, 첫 경기가 올해 안에 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서울시와 평양시가 ‘서울-평양 축구대회’를 열기로 북한과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이벤트성으로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날짜를 정해 매년 정기적으로 열기 위해 현재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은 구체적 일정과 관련해 “6·15와 8·15가 거론되는데, 상반기에는 북한이 중국에서 월드컵 예선전을 벌일 예정이고, 8·15쯤에는 우기가 겹쳐 스케줄을 잡기가 쉽지 않다”며 “북쪽이 함께 공식적으로 밝히기를 원해 아직 구체적 이야기를 하기 어려우나,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북쪽이 일제시대 표현인 ‘경평 축구대회’ 대신 ‘서울-평양 축구대회’나 ‘평양-서울 축구대회’를 쓰자고 제안해 이름을 바꾸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체육교류 외에도 시가 조성한 200억원의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평양 도시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북쪽과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평양 축구대회는 1929년 10월 경성중학교(현 서울고등학교)가 주축이 된 경성팀과 숭실학교(현 숭실대학교)가 주축이 된 평양팀이 서울 휘문고보(현 계동 현대사옥) 운동장에서 경기를 열면서 시작했다. 그 뒤 해마다 한 차례씩 서울과 평양에서 번갈아 열렸으나 광복 뒤인 46년 서울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남북 분단에 따라 중단됐다.
지난 90년 10월 남북 대표팀이 ‘통일축구’란 이름으로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한 차례씩 경기를 치렀지만 남북관계가 딱딱해지면서 지속되지 못했다. 이번 대회도 원칙적 합의 외에 넘어야 할 산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원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