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 전 국가보훈처장
‘와일드캣’ 대가로 수억 받은 정황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났는지 조사
최윤희 합참의장과 만났는지 조사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이 해상작전헬기 도입 비리에 연루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17일 드러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김 전 처장이 해군 해상작전헬기 선정 과정에서 영국-이탈리아 합작 기업인 아구스타웨스트랜드의 ‘와일드캣’이 최종 선정되도록 힘써준 대가로 수억원을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해상작전헬기 사업이 추진되던 2011~2012년 김 전 처장이 아구스타웨스트랜드 쪽과 해군 수뇌부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헬기 기종 선정에 개입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조만간 김 전 처장을 소환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최윤희(62) 합참의장이 해군 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1년 10월부터 2013년 9월까지의 일정표와 각종 행사 사진 등도 확보해 김 전 처장이 최 의장과 만난 적이 있는지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와일드캣 도입 비리 수사가 군 수뇌부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와일드캣은 2013년 경쟁 기종인 미국 업체의 시호크를 제치고 해상작전헬기로 선정됐다. 사업비는 1조3000여억원 규모로, 올해 12월부터 내년까지 1차로 8대를 들여오고 그 뒤 12대를 더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합수단은 실물이 없는 상태에서 와일드캣의 성능을 시험한 뒤 군의 요구성능을 충족시킨다고 시험평가결과서를 꾸민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등)를 포착해 박아무개(57) 해군 소장 등 현역·예비역 군인들을 구속했다.
백범 김구의 손자인 김 전 처장은 1991~2000년 프랑스 국영우주항공방산회사의 한국 대표를 지냈고, 2000~2002년 유럽항공방위우주산업 수석고문을 맡으면서 유럽 방산업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또 2008~2011년 이명박 정부 초대 보훈처장으로 군 쪽과도 관계를 맺었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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